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길위에 글 Nov 28. 2024

그대가 떠난 거리

그대가 떠난 거리에는
찬 바람이 외롭게 불어
거리의 가로수를 스쳐 지나가고
미처 다 뽐내지 못한 가녀린 잎들은 맥없이 떨어져
앙상한 기억을 남긴다


그대가 떠난 거리에는
겨울비가 쓸쓸히 내려
거리의 움푹 패인 아스팔트 위에 흥건히 고이고
미처 다 지나가지 못한 자동차 바퀴에 부딪쳐
아픈 시간의 파편을 흩뿌린다


그대가 떠난 거리에는
함박눈이 고요히 내려
거리의 아스팔트 위를 차분히 덮고
미처 다 지우지 못한 흔적은 쌓이는 눈에 덮여
아련한 추억을 지운다


그대가 떠난 거리에는
어두운 침묵이 고독하게 흘러
거리의 공간을 정적 속에 묻어버리고
미처 다 내쉬지 못한 깊은 한숨은 위태롭게 떠돌며
슬픔의 잔향을 남긴다


그대가 떠난 거리에는

무거운 그리움이 소리 없이 내려

이내, 내 마음속 깊이 스며들고

미처 다 매듭짓지 못한 이별은 그 거리에서

끝나지 않을 미련을 되새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