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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매콤함과 고소함의 하모니 (3)

by 맛있는 피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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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와 혜리 선배는 눈을 반짝이며 궁금해했다.

“비밀이라니! 특별한 곳인가 봐요!”

“어디예요? 빨리 가요!”


하지만 제우의 표정은 그 말을 듣자마자 굳어졌다.

‘비밀? 설마… 또 토마토 관련된 음식 아니겠지?’


최근 연이은 토마토 메뉴에 완전히 질려버린 제우는 불안감을 감출 수 없었다. 그는 속으로 긴 한숨을 내쉬며, 마음속에서 변명을 찾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빠질 수 있을까? 몸이 안 좋다고 해야 하나…?’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네 명은 회사 문을 나섰다.


“자, 다들 준비됐지?”

영미 선배가 신난 얼굴로 앞장섰지만, 제우는 여전히 어제의 토마토 악몽을 떠올리며 묵묵히 뒤를 따랐다.

‘제발… 토마토만 아니길.’

그는 속으로 간절히 기도하며 느릿한 발걸음을 옮겼다.


그때, 영미 선배가 갑자기 신나게 손을 뻗으며 외쳤다.

“바로 저기야!”

제우는 그녀가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순간, 그의 눈에 커다란 토마토 그림이 그려진 간판이 들어왔다.

파스타간판.jpg

얼굴이 굳어버린 제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또 토마토야? 설마… 또 토마토?’


영미 선배는 활기찬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자, 여기 맛집으로 유명하더라고!”


제우는 토마토 간판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속으로 외쳤다.

‘아니야! 제발 아니길….’


그의 긴장된 표정을 눈치챈 영미 선배가 물었다.

“제우 씨, 왜 그래? 혹시 싫어하는 음식 있어?”


제우는 어쩔 줄 몰라하며 입술을 떼려는 순간, 간판 옆 작은 식당 문이 열리며 맛있는 불고기 냄새가 풍겨왔다.

그제야 제우는 영미 선배가 가리킨 곳이 토마토 간판이 아닌 옆의 식당이라는 걸 깨달았다.


“여기, 고추장 돼지불고기 전문점이야!”

영미 선배가 웃으며 말했다.


그 순간, 제우의 가슴에 안도의 한숨이 흘렀다.

‘다행이다… 토마토가 아니야.’


안도의 미소가 얼굴에 번지자, 제우는 목소리에 힘을 주어 외쳤다.

“아, 저 불고기 완전 좋아합니다! 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요!”

너무 큰 목소리에 모두가 그를 바라보며 웃었지만, 제우는 상관없었다.

토마토가 아니라면, 뭐든 환영이었다.


영미 선배는 제우의 대답에 웃으며 말했다.

“그럼 다행이네! 바로 여기야!”

제우는 안도의 미소를 띠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좋아요! 드디어 고추장 돼지불고기라니, 기대되네요!”


네 명은 자리에 앉자마자, 고민할 것도 없이 돼지불백 4인분을 주문했다.

이곳은 단일 메뉴만 제공하는 식당이었고, 보통은 그런 집들이 맛집이라 기대감에 들떠 있었다.


영미 선배가 활기차게 말했다.

“보통 메뉴 하나만 제대로 해도 맛집일 확률이 높잖아?”

유리도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쳤다.

“맞아요! 메뉴 하나에 집중하는 집은 실패할 가능성이 적죠.”


제우는 창밖을 무심히 바라보다가 문득 궁금해졌다.

“근데, 영미 선배는 이 집을 어떻게 알았어요?”


영미 선배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사실 처음엔 옆에 있는 파스타집에 가려고 했거든. 토마토 간판 있는 그 집 말이야. 그런데 이 작은 허름한 가게가 눈에 딱 들어오는 거야. 이런 데가 오히려 맛집일 확률이 높잖아?”


그 순간, 제우는 물을 마시다 깜짝 놀라 입을 막았다.

물을 흘릴 뻔했던 그는 가까스로 진정하며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토마토 음식이 아니었다니… 다행이다!’

긴장이 스르르 풀리면서 제우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

“휴, 큰일 날 뻔했네…”

그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고개를 살짝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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