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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이어 테이블 위로 여러 가지 반찬들이 차려지기 시작했다.
사장님이 손수 만든 정성 가득한 반찬들이었다.
김치, 나물무침, 감자조림처럼 평범한 반찬들이었지만 하나같이 정갈하고 맛있어 보였다.
그때, 제우의 시선을 사로잡은 반찬이 하나 있었다.
바로 마카로니 샐러드.
어릴 적 식탁에서 늘 빠지지 않던 반찬이었지만, 최근에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이거 정말 오랜만이네…’
제우는 속으로 미소를 지으며 마카로니 샐러드를 한 숟가락 떠 밥 위에 얹었다. 어릴 때부터 마카로니 샐러드와 밥을 함께 먹는 걸 좋아했던 터라, 그 익숙한 조합이 다시 입맛을 돋우기 시작했다.
탱글탱글한 마카로니와 부드러운 마요네즈가 밥알과 어우러져 입안 가득 고소함이 퍼졌다. 어느새 제우는 밥을 떠먹으며 마카로니 샐러드에 집중하고 있었다. 밥그릇을 바라보니 이미 반 공기를 훌쩍 넘게 비워버린 상태였다.
그때 유리가 놀란 얼굴로 말했다.
“제우 씨, 고기 나오기도 전에 벌써 밥을 반이나 먹었어?”
혜리 선배도 웃으며 거들었다.
“그러다 고기 나올 때 배부르면 어쩌려고 그래?”
그제야 자신의 상태를 깨달은 제우는 쑥스러운 듯 웃으며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아, 나도 모르게… 이거 진짜 맛있어서요.”
그 순간, 기다리던 고추장 돼지불고기가 나왔다.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달궈진 불판 위에 붉게 양념된 돼지고기가 먹음직스럽게 올려져 있었다. 고소한 냄새가 피어오르며 테이블을 감싸자,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고추장의 향이 코끝을 강렬하게 자극했다.
노릇하게 구워진 돼지고기는 양념이 촉촉하게 배어 윤기가 반짝였고, 부드러운 식감이 한눈에 느껴졌다.
제우는 젓가락으로 고기 한 점을 집어 올리며 속으로 감탄했다.
‘와… 이건 비주얼부터 그냥 대박인데?’
그는 고기를 입에 넣자마자 입안에 퍼지는 고추장의 짭조름하면서도 달콤한 맛에 감탄했다. 고기는 부드럽게 씹히면서 양념의 진한 풍미가 혀끝에서 춤을 추듯 퍼져 나갔다.
제우는 눈을 감으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이건 진짜… 말이 안 되게 맛있다.”
마치 그 한입이 하루의 피로를 모두 날려주는 듯, 그 순간만큼은 다른 생각이 필요 없었다.
제우는 고추장 돼지불고기의 매콤하고 달콤한 맛에 푹 빠져 남은 밥 반 공기를 순식간에 후다닥 먹어치웠다.
입맛에 딱 맞는 진정한 ‘밥도둑’이었다.
너무 맛있어서 밥을 한 공기 더 주문하고 싶었지만, 배가 부를 것 같아 그냥 고추장 돼지불고기만 천천히 음미하며 먹기로 했다. 고기의 매콤한 양념이 입안에 퍼질 때마다 젓가락질이 멈추질 않았다.
그러던 중, 고기 한 점이 실수로 마카로니 샐러드 위에 툭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