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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매콤함과 고소함의 하모니 (5)

by 맛있는 피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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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는 잠시 망설였지만, 어쩔 수 없이 마카로니 샐러드와 함께 고기를 같이 먹었다.

그런데 예상외의 맛 때문에 그의 눈이 크게 떠졌다.


‘와, 이거 뭐야? 진짜 잘 어울리는데?’


매콤하고 짭조름한 고기 맛이 마카로니 샐러드의 고소하고 부드러운 마요네즈와 어우러지며 의외의 조화를 이뤄냈다. 제우는 놀라서 다시 한번 고기와 마카로니 샐러드를 함께 먹었다.


그 맛이 기가 막혔다.


“이건 대단한 발견이야!”


제우는 정신없이 고추장 돼지불고기와 마카로니 샐러드를 함께 먹어 치웠다. 젓가락질이 멈추지 않았고, 고기와 샐러드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마치 혼자 식당에 온 사람처럼 그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던 유리, 영미 선배, 혜리 선배는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제우는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계속 먹었고, 결국 고추장 돼지불고기를 모두 먹어버렸다.


세 사람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남아 있던 자기들의 고기를 나눠 주기 시작했다.

“제우 씨, 이거 더 먹어. 고기가 부족한가 봐.”

평소라면 거절했을 제우였지만,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너무 맛있어서요.”


하지만 접시를 다시 살펴보니 마카로니 샐러드가 이미 다 떨어진 것을 깨달았다.

고추장 돼지불고기의 맛을 완성해 주던 조합이 사라지자 살짝 실망감이 밀려왔다.


그는 고민 끝에 아주머니 사장님을 향해 물었다.

“저기, 혹시 마카로니 샐러드 더 있나요?”


사장님은 미안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아이고, 그거 오늘은 다 떨어졌어요.”


실망감에 젖어있던 제우는 잠시 멈칫했다.

그러다 문득 한 가지 생각이 스쳤다.

‘잠깐만… 그 맛, 마카로니 때문이 아니라 마요네즈 때문이 아닐까?’


그는 다시 사장님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마요네즈는 남아 있나요?”


사장님은 살짝 당황한 듯하다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요네즈는 있지. 가져다줄까요?”


제우는 환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럼 마요네즈 조금만 더 주실 수 있을까요?”


마요네즈를 건네받은 제우는 잠시 고추장 돼지불고기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동료들이 나눠 준 고기 위에 주저 없이 마요네즈를 듬뿍 뿌렸다. 하얀 마요네즈가 고기 위에 부드럽게 퍼져나가며 매콤한 고추장 양념과 대비를 이루었다. 그 순간, 고기와 마요네즈의 조화가 어떤 맛을 낼지 궁금증이 피어올랐다.


제우는 젓가락으로 마요네즈가 덮인 고기 한 점을 조심스레 집어 들어 한 입에 쏙 넣었다. 그가 고기를 씹는 순간, 입안에 퍼지는 풍미에 눈이 번쩍 뜨였다.

‘이거다! 바로 이 맛이었어!’


그 맛은 단순히 고기와 소스의 조화가 아니었다.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오르며 제우의 마음을 따뜻하게 채웠다.


어릴 적, 엄마는 가끔 마요네즈에 무언가를 섞어 매콤하면서도 고소한 샐러드 소스를 만들어 주었다. 정확히 어떻게 만든 건지 알 수는 없었지만, 그 특별한 맛은 늘 제우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그 시절의 제우는 샐러드 그릇에 숟가락을 크게 떠먹으며, 옆에서 흐뭇하게 웃고 있던 엄마의 얼굴을 바라보곤 했다.


평범한 마요네즈에 엄마의 손길이 더해져 탄생한 그 소스는 밥상 위에서 특별한 기억이 되어 남았다.


‘이 맛… 마요네즈의 고소함과 매콤한 양념이 섞이니까, 마치 그때 엄마가 해주던 샐러드 소스, 그 맛과 비슷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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