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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안, 제우는 평소처럼 책상에 앉아 일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때 유리가 그의 책상 옆으로 살며시 다가왔다.
“제우 씨, 아이스커피.”
유리가 밝게 웃으며 커피를 건넸다.
“고마워, 유리 씨.”
제우는 미소를 지으며 커피를 받아들었다.
잠시 후, 유리의 자리로 커피가 도착했다.
“유리 씨, 커피.”
이번에는 제우가 건네며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런 작은 순간들이 반복될수록 사무실 안에는 미묘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특히, 영미 선배와 혜리 선배는 이런 장면을 놓치지 않았다.
“쟤 둘, 뭔가 수상하지 않아?”
영미 선배가 소곤거리자, 혜리 선배도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요즘 들어 부쩍 가까워진 것 같아.”
두 사람은 화장실로 향하며 속닥거림을 이어갔다.
거울 앞에서 서로의 표정을 확인하며 영미 선배가 말했다.
“아무래도… 둘이 뭔가 있는 것 같아.”
“나도 그렇게 느꼈어. 자주 붙어 다니는 것도 그렇고, 분위기가 예전 같지가 않아.”
“그럼 한 번 지켜보자고.”
영미 선배는 장난스럽게 눈을 깜빡이며 혜리 선배를 쳐다봤다.
그러나 그들의 의심은 오래가지 않았다. 사무실로 돌아오자마자 유리가 다가와 커피를 건넸다.
“영미 선배님, 여기 커피요!”
그 뒤로 제우가 혜리 선배에게 커피를 건넸다.
“혜리 선배님, 여기 커피 드세요!”
영미 선배와 혜리 선배는 동시에 당황한 표정으로 커피를 받아들었다. 두 사람은 다시 화장실로 향했다.
“어? 우리한테도 커피를 주네. 그럼 둘이서만 주고받는 건 아니었던 거야?”
영미 선배가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게… 그냥 팀원끼리 가까워진 것뿐인가?”
혜리 선배도 혼란스러운 얼굴로 중얼거렸다.
두 사람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서로의 얼굴을 보았다. 고개를 갸웃거린 채로 말없이 한숨을 쉬었다.
퇴근 시간이 가까워지며 사무실은 서서히 일과를 마무리하는 분위기로 변했다. 그때, 영미 선배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섰다.
“오늘 퇴근 후에 별일 없으면 내가 발견한 맛집 가는 거 어때?”
영미 선배가 활기차게 제안했다.
혜리 선배는 눈을 반짝이며 바로 응했다.
“완전 좋아! 요즘 맛집 찾아다니는 게 내 유일한 낙이거든.”
그러나 제우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서둘러 퇴근 준비를 시작했다.
“죄송해요, 선배님. 오늘 약속이 있어서… 다음에 꼭 갈게요.”
제우가 어색하게 웃으며 가방을 챙기자, 유리도 살짝 미소 지으며 말을 이었다.
“저도 죄송해요, 선배님. 저도 오늘 약속이 있어서….”
유리는 제우를 향해 장난스러운 눈빛을 보내며 덧붙였다.
영미 선배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두 사람을 번갈아 쳐다봤다.
“둘 다 약속이라니… 뭔가 냄새가 나는데?”
영미 선배는 반쯤 농담처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