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자마자 핸드폰을 켜고 앱을 연다.
주식이나 코인은 하지 않는다.
쏘카 핸들러 어플이다.
내 출근시간은 이 핸들러 어플이 결정을 한다.
새벽 시간에 할증이 많이 붙어 있는 건이나, 이동시간과 주행시간을 고려하여 연결해서 코스가 그려지면 그 일정을 선택하고 그 장소로 출근한다.
일찍 자기도 하고(10시 전) 원래 잠이 많지는 않아 새벽 4~5시면 잠이 깬다.
오늘은 4시 20분쯤에 일어나 핸들러 앱을 여니, 무려 19,000원짜리 할증이 붙어있는 콜이 있었다.
'출근 전 2~3시간 동안 2만 원 정도만 부수입을 얻자'라고 생각하고 시작했기에 이거 하나만 해도 되겠다 싶었다.
제대로 확인도 안 하고 무작정 잡았다가 낭패를 본 적도 있었기에 마음은 급했지만 다시 한번 장소와 시간과 주행거리를 봤다.
낮이면 6,000원 정도 주는 거리인데 새벽 시간이라 할증이 많이 붙었네라고 생각할 정도로 괜찮았다.
바로 핸들 잡기를 했고, 핸들은 성공적으로 잡혔다.
어차피 이 시간엔 사람들도 별로 없으니 씻지도 않고 눈곱 있으면 대충 떼고 모자를 눌러쓰고 나간다.
이동해야 할 차가 있는 장소는 산업단지 내에 있어 대중교통으로는 내려서 한 10분 정도 경사길을 올라야 하지만 그래도 어디 돈 벌기가 쉬운가? 19,000원이라는 대가는 날 수긍하게 만들었다.
카카오맵 길 찾기를 켠다.
도착예정버스가 없다.
지금은 04시 30분이다.
같은 새벽이라도 4시와 5시는 큰 차이가 있었다.
5시 10분은 넘어야만 그 언덕길을 탈 수 있는 기회라도 주어진다.
집에 다시 들어가도 30분도 채 못 쉬고 다시 나와야 하는 것이고, 그렇다고 밖에서 30분 넘게 기다리는 것도
아닌 것 같다.
그렇게 문득 고민하고 있을 때 좋은 방법이 떠올랐다!
며칠 전 길을 걷다 파란색 전기 자전거 안장에 첫 3회 무료라고 붙어있는 것을 보고 한번 타보려다가 첫 달은 공짜로 이용이 가능하지만 다음 달부터 구독을 하면 14,900원을 지불해야 한다고 하기에 잊고 해지를 못할까 싶어 아예 신청 중단을 했었는데 그 자전거가 보였다.
빠르게 앱을 깔아 신청을 하고 운행을 시작했다.
이 서비스의 이름은 '쏘카일레클'이다.
쏘카가 참 영악하게 일을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업 적정성을 평가하고, 예상 이용고객층 분석을 할 때 분명 핸들러 기사들도 염두에 있었을 것이다.
하루 10분 무료 이용이다.
중랑천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면 10분에 될 것도 같다.
그렇게 페달을 힘차게 쉼 없이 밟았다.
얇은 빗방울도 흩날리고, 나이 40 먹고 19,000원 벌겠다고 일어난 지 20분도 안 돼서 이러고 있다는 게..
자전거 무료 이용시간 안에 도착하겠다고 숨이 차게 페달을 돌리는 것도 너무 처량했다.
추워서 인지 빗물 인지 진짜 인지 모를 눈물이 고였다.
이 전기자전거는 반납장소에만 반납을 해야 한다.
역시나 언덕길로 끌고 들어갈 수 없었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1분 초과되어 160원을 결제하고 언덕길에 올랐다.
10분 라이딩하고, 바로 10분 트래킹 하는 느낌이었다.
이동해야 할 차를 찾아 주행전 사진을 찍고 도착지 주소를 네비에 입력하고 출발했다.
차를 무사히 주차하고, 완료 사진을 찍고 길 찾기를 하니 가까운 버스정거장이 8분 거리에 있고 다행히 집 근처로 가는 버스도 있었다.
그런데 도착예정시간이 24분 뒤였다.
24분 뒤 도착한 버스를 타고 20분 정도를 달려 집 근처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왔다.
집에 들어와 시계를 보니 6시 20분이 조금 안되었다.
아까 자전거 타기 전 안장에 물기가 있어 옆 전봇대에 있던 교차로를 깔았는데도 바지와 팬티가 젖었고, 신발에도 물이 들어갔다.
4시 30분에 나가 6시 20분에 들어왔고, 19,000원을 벌었지만 여기서 원천징수 3.3% 떼고 버스비도 제하고 나면 팬티, 바지, 양말, 신발 젖어가며 페달 돌리고 언덕 오르고, 운전한 대가는 최저 시급도 안 되는 것 같다.
얼른 아침 챙겨 먹고 2차 출근할 준비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