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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에 내공이 쌓이는 시간

Luna 씨에겐 극복과 깨달음으로 얻은 인생 내공이 있다.

by 여울LEE Dec 0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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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생부터 현재까지.
그리고 꾸준히 이어질 미래에도
이 내공들은, 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



루나(Luna) 씨는 종종 어려움이나 힘듦이 자신을

어둡게 덮쳐오는 순간들을 느낄 때마다,

자신 안에 있는 인생의 노하우가 담긴 ‘내공’이란

방패를 꺼내 용감하게 걷어낸다고 한다.


루나 씨는 어떤 방패들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차분하고 낮은 목소리로 차근차근 얘기해 나갔다.



                                         *

      [  © 여울LEE / 차 앞에서 기다리는 루나 씨 ]


루나 씨 인생의 첫 고배이자, 잃는 것에 대한
무서움과 두려움을 스스로 극복하게 됐었던
이야기.


어느 화창했던 휴일. 가족들과 함께 테마파크

놀러 갔었던 아홉 살의 루나 씨는, 솜사탕 기계

앞에서 실처럼 뱅글뱅글 돌며 풍성해지는

솜사탕의 매력에 깊게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그러다 몇 분 뒤, 주위를 둘러보니 가족들 중

그 누구도 보이지 않았고, 순간 당황스러웠지만

많은 인파 속에서 가족들을 찾으려 시야 속

모든 곳을 둘러봤다.


그러다 조금 멀리 있는 사람들 속, 루나 씨의

어머니와 똑같은 헤어스타일과 옷을 입은

익숙한 뒷모습이 보였다.


루나 씨는 “엄마다!” 외치며 그녀를 향해 안도의

숨을 내쉬며 기쁘게 달려갔다.


그러나 그녀가 고개를 돌리자 루나 씨의

머릿속엔 강렬한 허리케인이 일어나면서,

도로시가 정신없이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루나 씨의 어머니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날따라 이상하게도 루나 씨의 어머니와

똑같은 모습을 한 사람들이 유독 많았었다.


아홉 살의 어리다면 어렸을 루나 씨는 씩씩하게도

단 한 번 울음 터지는 일 없이, 차분히 생각했다.


‘차를 타고 왔으니까, 돌아갈 때도 차를 탈 거야.

난 우리 차 앞에서 기다리면 돼. 가족들이

그곳으로 올 테니까.‘


그리고 몇 시간이 조금 흘렀을 때쯤, 차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루나 씨 곁으로 가족들이 가쁜 숨

내뱉으며 달려왔다. 루나 씨는 결국 가족들을

만날 수 있었고, 다행히 집으로 잘 돌아갔다.


이 날 겪었던 일은, 루나 씨가 인생을 살아가며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무서움 앞에 울지 않고.


침착하게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대응하면

해결책을 찾게 된다는 인생의 첫 내공

되었다고 한다.




   [  © 여울LEE / 사랑에 상처받고, 성숙해지고 ]


루나 씨 인생의 첫사랑이자, 첫 연애.
세상 아프고 쓰리게 끝났었던 실패한 사랑을
스스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방법을 알게 된
이야기.


“저는 이 사람이 아직도 생각나요. 아무 미련

없는데도 불쑥불쑥 어디서 숨어 있는지, 갑자기

제 안에서 튀어 오를 때가 있어요. “


루나 씨의 입술이 살짝씩 떨렸다.

이 얘기를 하던 루나 씨는 미소를 머금기도 했고,

눈썹이 찡그려지기도 했다.


루나 씨가 만났었던 첫사랑이자 첫 연애

상대였던 그는, 푸근한 인상에 다정한 성격이었다.


루나 씨의 머리부터 발 끝까지 모든 모습을

모든 순간마다 아낌없이 사랑해 줬었다.


그런 그의 벅차면서도 고마웠던 사랑에 점점

익숙해지던 루나 씨에게 어느 날 던져진 물음표.


‘진짜 그는 누구일까..?‘


루나 씨의 그는 겉보기와 다른 속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뜨거워 보였던 사랑은, 루나 씨의 눈과 귀를

가려버렸고. 그의 말을 모두 믿게 만드는 기본

도구가 되어가고 있었다. 즉, 가스라이팅이란

것이다.


결국 루나 씨는 그의 속에 있는 본모습을 보고,

겪어내며 ‘가짜 사랑’을 가려내는 자신만의

확고한 기준이 생겼다.


그 뒤로 일 년 가까이 실패한 사랑의 후유증으로

스스로 일어나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그래도 루나 씨는 웃으며 말한다.


“이렇게 아직도 떠올리면 마음이 쓰리긴 해.

그렇지만 씩씩하게 실패한 사랑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주는 연습을 하다 보면, 그 과거마저도

지나 온 한낱 추억 찌꺼기일 뿐이란 걸 깨닫게

되거든. 그렇게 또 성숙해지는 거지. “



 

  [  © 여울LEE / 천장 누수 뚝뚝, 내 눈물도 뚝뚝 ]


루나 씨가 이사 오며, 예쁘게 인테리어 했던
집 천장에서 발생된 누수를 통해 깨달은
이야기.

   

얼마 전, 루나 씨의 주방 천장 벽지가 보라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루나 씨는 처음엔 그저 단순한

벽지 습기인 줄 알고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다가

점점 번져가는 곰팡이의 면적을 보며 소스라치게

놀랐었다.


그 뒤 관리사무소와 윗집과 협력하여 누수 지점을

찾는 기간만 해도 몇 개월의 시간이 흘렀고.


그 사이 루나 씨는 영원히 누수 원인을 밝히지

못할 수도 있을 거란 불길한 예감에 사로 잡혀

우울한 나날을 보냈었다.


그러나 노고의 기다림 끝에, 누수 원인이

밝혀졌고. 뚫려 있었던 천장의 석고보드를 다시

덮는 순간. 루나 씨의 비염도 깨끗하게

나았다고 한다.


“여름 장마철, 습기로 온통 꿉꿉한 날에

천장에서 떨어지는 노란 물을 바가지에 받아내는

경험을 어디 가서 해보겠어요. 하하. “


루나 씨는 이때 결심했다고 한다.


“앞으로는 절대, 무너지는 아파트가 아닌 이상

너무 많은 비용으로 집을 고치지 않을 거예요.

벽지가 젖는 순간, 앞으로 쭉 반복될 이 미래도

같이 축축해질 테니 말이죠. “


루나 씨는 특히나 아파트를 고를 때 눈 여겨

봐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누수는 언제든

피해 갈 수 없으니 최대한 적게 고치고

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보는 인생의 내공이

생겼다고 한다.



    

          [  © 여울LEE / Cafe. Gallery Purple ]



우리는 살면서 지나오고, 지나가는 시간들 속

다양한 상황들에 대응하는 인생의 내공인

자신만의 노하우를 갖게 됩니다.


루나 씨의 인생 내공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공감도 하고, 나의 인생에도 다방면에서

축적된 내공들이 ‘나를 이끌고 지켜주는’

든든한 방패가 되어준다는 것을 깨닫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여러분의 인생엔 어떤 내공이 쌓여 있나요?

하나씩 천천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화에서도 아름답게 만나겠습니다. ᵔᴥᵔ! 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ᐡෆɞ̴̶̷ ·̮ ɞ̴̶̷ෆᐡ꒱ ꯁ ꯁ







[ 오늘의 삽화 ] 인생에 내공이 쌓이는 시간

 © 여울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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