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마살?
여러 곳을 이동해 다니며 사는 사람에게 한국 사람들은 "역마살이 꼈다"라는 표현을 종종 쓴다.
평생 점을 보러 가본 적도 없는 나는 구글에 찾아봤다.
역마는 ‘원래 있던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멀리 떠돌며 고생하다’는 의미와 ‘원하는 바를 능동적으로 성취하여 지위가 높아져 출세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출처 : 한국도시환경헤럴드(http://www.kueherald.co.kr))
한국에서 스페인으로 그리고 스페인에서 스웨덴으로 이동한 나.
내가 원해서 이동했고, 이동하기 위해 나름 열심히 준비했다.
혼자서 할 수는 없었고 가족 등 도움을 받았기에 가능했다.
아무리 내가 원해서 이동했다고 하지만, 이주한 곳에서 항상 만족하는 삶을 산 것 같지는 않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기도 했고,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한 적도 많다. 원래 이주의 목적과는 다른 길을 가기도 했다.
또 다른 곳으로 이동해 보려고 이것저것 찾아보는 30대 중반의 나를 보며 문뜩 궁금해졌다.
무엇이 나를 이동하게 만들까?
나는 내 현실에 쉽게 지치는 현실도피형일까?
아니면 나와 잘 맞는 도시, 잘 맞지 않는 도시가 있다고 믿는 것일까?
아니면 태양의 나라에서 10년 가까이 살며 더워 죽겠다고 불평하던 내가 여름만 기다리는 비바람 + 겨울엔 칠흑같이 어두운 어두운 나라에 3년 넘게 살다 보니, 적당한 중간을 찾는 것일까?
물가도 날씨도 중간정도인 곳
사람이 너무 많지도 너무 적지도 않은 곳
아니면 예전보다 현실적으로 변해 이것저것 따지며 쉽게 이동하지 못하는 것일까?
다른 회사와 계약이 된다면, 어디가 되었든지 바로 이동할 용기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