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저래 힘든 사회생활
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그랬다.
너는 얼굴에 다 쓰여있어.
나이를 먹어도 한국 가족들을 만나면 항상 듣는 소리다.
너는 말하지 않아도 얼굴에 다 쓰여있으니 조심해라. 상대방이 기분 나쁠 수도 있으니.
거울을 보고 연습한 적은 없지만, 귀에서 피가 나는 듯 괴로운 소리를 들어도 최대한 내색하지 않으려고 애쓰며 회사를 다녔다.
회사에서 만난 이상한 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들으며 누구인지 잘 알지도 못하는데 내가 왜 이런 얘기를 들으며 잡담이라고 넘겨야 할까? 의구심이 들 때도 많았지만, 그냥 듣고 최대한 좋게 지내며 신경 쓰지 말자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퇴근 후, 머릿속에서 내가 들은 이상한 얘기들이 맴돌았다.
입사 초반에는 감을 잡을 수 없고 기분만 나빴다.
입사 6개월 후, 잡생각을 떨치기 위해 헬스장을 끊고 네일숍을 다니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가 받는 월급에 비해 내가 해야 하는 업무 및 책임은 생각보다 컸고 그 이외 회사에서 신경 써야 하는 다른 부수적인 사항들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
내 머릿속에 있는 내가 생각하는 "정상적인" 일들은 일어나지 않았다.
예를 들자면 언어폭력과 성차별 그리고 자기 자랑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 내 앞자리에 앉아있었다.
나보다 1년 몇 개월 일찍 태어난 사람이 항상 꼰대스러운 말투로 나를 비꼬고 무시하는 데 회사 다닐 맛은 나지 않았다.
내 업무에 실제로 도움 되는 이야기는 없었다.
결국 일은 혼자 다 해야 하는데 막막했다.
하지만 다른 직원들은 아무도 몰랐다.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 우리가 친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 얘기를 듣고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얼굴에 쓰여 있지 않구나 :)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주당 최소 40시간.
회사에서 보는 사람들과 문제가 생기면 나는 주 40시간을 불편한 상태로 일해야 한다.
그렇게 살 수는 없다.
정말 어려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