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아끼는 진정한 방법
요즘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때로는 내 영혼보다 소중히 여기는 듯한 스마트폰만 있으면 무엇이든 보고, 읽고, 들을 수 있다. 화면을 열기만 하면 '성공하는 사람들의 아침 루틴', '행복해지는 10가지 방법', '인생을 바꾸는 습관들' 같은 조언들이 끝없이 쏟아진다. 어떻게 하면 더 쉽게, 더 빨리, 더 많이 배울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도 손끝에서 넘쳐난다.
그런데 이 정보의 바닷속에서 우리가 조용히 잊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을 용기'다. 나는 이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고 믿는다. 마치 조각가가 대리석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깎아내어 아름다운 조각상을 만들어내듯, 우리 삶에서도 덜어내는 것이 때로는 더하는 것보다 중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삶에서 멀리해야 할 것들은 다양하겠지만, 오늘은 특별히 "자신을 속이지 않는 태도가 왜 중요한지, 그리고 이것이 어떻게 진정한 자기 사랑의 첫걸음이 되는지"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
우리에게는 참 신기한 특성이 있다. 다른 사람이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말을 할 때는 마음이 상하고 예민하게 반응하지만, 정작 내 마음속에서 나 자신에게 하는 부정적인 말들에는 무디어진다는 것이다.
"남이 주는 상처는 금세 알아채지만, 스스로에게 주는 상처는 알아차리지 못한 채 습관으로 굳어진다."
이는 인간의 본성일지도 모른다. 내 마음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울리는 목소리, 바로 나 자신의 목소리에 대해 우리는 경계심을 낮추기 쉽다. 그래서 자기 자신을 속이는 일이 은밀하게, 그리고 끊임없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을 속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나는 자신과의 약속을 어기는 것이 자신을 속이는 하나의 형태라고 생각한다.
상상해 보자. 소중한 친구가 매번 약속을 어긴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오늘 차 한 잔 하자"라고 해놓고 나타나지 않고, "다음에 꼭 연락할게"라고 말한 뒤 잊어버리는 친구라면? 처음에는 "바쁘겠지, 힘들겠지" 하며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반복되면 자연스레 마음의 거리가 생긴다.
이와 마찬가지로 스스로에게 한 작은 약속을 자주 어기면, 나는 나 자신을 믿기 어려운 사람이 될 수 있다.
물론 모든 약속을 완벽히 지켜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때로는 상황이 바뀌고, 예상치 못한 일들이 생긴다. 중요한 것은 자신과의 약속을 의식하며 살아가는 것, 그리고 전체적인 삶의 방향이 자신을 아끼고 존중하는 쪽으로 향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작할 수 있을까? 먼저 자신에게 무리한 약속을 하지 않는 것이다. 마치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에게 마라톤을 강요하지 않듯, 자신과의 약속도 아주 작고 실현 가능한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예를 들어보자:
•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명상과 일기를 쓰겠다"
→ "일주일에 세 번, 잠들기 전 오늘 고마웠던 한 가지를 메모하겠다"
• "한 달 안에 어려운 책 10권을 읽겠다"
→ "매일 저녁 15분, 좋아하는 책 한 페이지라도 읽겠다"
• "매일 5km씩 달리겠다"
→ "일주일에 세 번 운동화를 신고 문밖으로 나가겠다"
중요한 것은 완벽함이 아니라 방향성이다. 처음부터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자책할 필요는 없다. 대신 "아, 내가 나와의 약속을 놓쳤구나. 내일 다시 시도해 보자"라고 인식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심지어 나는 자기 자신에게 사과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인식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큰 차이가 생긴다. 지금, 당신이 지킬 수 있는 가장 작은 약속은 무엇인가?
이렇게 작은 약속들을 의식하며 살아가다 보면 변화가 찾아온다. 외부의 인정이나 칭찬에 의존하지 않고도 내 안에서 피어나는 에너지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칭찬이나 인정을 통해 얻는 에너지는 빌려온 옷과 같다. 잠시 따뜻하지만, 곧 다시 추위를 느낀다. 하지만 스스로와의 작은 약속을 지켜나가며 얻는 에너지는 마음속에 작은 화로를 피우는 것과 같다.
이 내적 에너지의 특별한 점은 지속 가능성이다. 외부 환경이 어떻게 변하든,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든, 내가 나와의 약속을 지키려 노력하는 한 그 에너지는 계속 공급된다. 나는 지금 어떤 에너지를 쌓고 있는가? 외부에 의존하는 에너지인가, 아니면 내면에서 피어나는 에너지인가?
자기 사랑은 그저 모든 상황에서 자신을 맹목적으로 감싸는 것이 아니다. 동시에 자신에게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도 아니다. 진정한 자기 사랑은 정직하면서도 따뜻한 것, 자신과의 작은 약속도 소중히 여기려 노력하는 것이다.
자신과의 약속을 의식하며 살아가려는 작은 시도와 성공들이 쌓여 방향성이 생긴다. 그리고 방향성이 생긴다는 것은 우선순위가 만들어졌다는 뜻이다.
나는 인생에서의 자유가 모든 것이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은 방향성 없이 모든 선택이 가능한 기로에 서면 불안을 느낀다. 때로는 너무 많은 선택지는 머리만 아프게 할 뿐이다. 그러나 삶의 우선순위가 정해지고 방향성이 생기면, 지금까지 나에게 에너지를 주었던 결정 방식에 따라 선택지가 자연스레 좁혀진다.
그리고 그 순간, 남의 시선을 의식하며 선택하는 삶이 아니라, 스스로 주도적으로 선택하는 당당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나의 삶의 방향성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오늘부터 아주 작은 약속 하나를 정해보자. 그리고 그것을 소중한 친구와의 약속처럼 대해보자.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 작은 시도 자체가 "나는 나를 아끼는 사람이다"라고 스스로에게 속삭이는 것과 같다.
"매일의 작은 의식과 노력이 쌓여, 결국 우리를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으로 만든다."
나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가장 깊이 사랑해야 할 내가 스스로를 외면하지 않기를, 우리 모두 자신에게 따스한 마음을 품는 하루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저는 누구를 가르칠 자격이 있는 위인이 아닙니다. 여기에 적힌 모든 생각은 남이 아닌 저 자신을 깨우치기 위해 시작된 기록입니다. 동시에, 이렇게 살아가려 노력했던 시간과 그 과정에서 경험한 변화의 나눔이기도 합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작은 용기의 불씨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