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듣지 않아요

그들이요

by 살피

어머니,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휴학을 하고 여행을 떠난다 했을 때 선뜻 지원해 주신 거 정말 감사해요

사진 꼭 보내드릴게요

첫날에 기차를 타서 옆자리 사람에게 말을 걸어봤어요

여러 번이나 대화를 시도해봤지만 그는 들은 채도 안 하더라고요

알고 보니 이어폰이 꽂혀 있었어요

빛나는 금발에 가려져 제가 못 봤네요

비에 젖어 눈물을 흘리는 창문만 바라보다 보니 목적지에 도착했어요

식당에 들어갔는데 직원은 제가 마치 투명인간이라도 된 것처럼 굴었어요

큰 소리로 직원을 불렀더니 먼지 뒹구는 구석 테이블에 데려가더라고요

곧 음식이 나오고 눈물도 같이 흘렀어요

물론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운건 아니에요

반대도 아니고요

먼지색 잡담들은 내가 들을 수도 없었어요

제 목소리는 메아리처럼 가기만 할 뿐, 답이 오지 않았어요

어머니는 제 편지에 답신을 보내주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그래도 서러운 일들만 있는 건 아니에요

개들과 뛰어놀고 손 위에 새를 올리며 평화롭게 지내고 있답니다

걱정은 마셔요

그럼 안녕히

keyword
이전 19화뇌에선 심장이 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