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 #01
[youyoumom님이 참여했습니다.]
서영은 퇴근 후, 아이들을 재우고 고요한 방에 누워 있었다.
하지만 같은 시간, 다른 공간에서는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지고 있었다.
채팅창은 쉴 새 없이 올라가고, 사람들은 번호를 외친다.
상품을 더 빠르게 소개하라고 재촉하고,
판매자는 그 속도에 맞춰 숨 가쁘게 진행 중이다.
밤 10시를 넘어 11시를 향해 가고 있지만,
서영처럼 늦게 입장한 사람들은 놓친 상품을 아쉬워하며 채팅을 올린다.
“예쁜 옷들 많이 나왔어요?”
“몇 시에 시작했나요?”
서영은 조용히 휴대폰을 바라본다.
백화점 상품이라는 설명과 함께 하얀 블라우스가 화면에 떠오르자,
“수량 많지 않아요”라는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채팅창은 폭발한다.
“가단 좀 재어주세요.”
누군가의 질문은 답도 없이 밀려 내려갔다.
질문조차 허용되지 않는 곳이었다.
서영은 자신의 이름과 번호를 입력하려다 말고,
잠시 손가락을 멈춘다.
베란다에 쌓여 있는 택배봉투가 눈에 들어왔지만,
그녀는 못 본 척 다시 화면을 응시한다.
둘째 유미가 옆에서 새근새근 잠든 채 숨을 고르고 있다.
밤 12시가 넘었지만 라방은 멈추지 않는다.
“아직 못 보여드린 상품 많아요~”
판매자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스겜스겜 해주세요!”
채팅창 분위기, 그야말로 파티다.
입장 인원은 200명을 훌쩍 넘는다.
내일 출근해야 하는 서영은
눈꺼풀이 무거워지지만, 이대로 자버리면 왠지 손해인 것만 같다.
다급한 마음으로 휴대폰을 더 꼭 쥔다.
꼭 필요한 옷은 아니었다.
하지만 새로 소개되는 옷들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 감정을, 서영은 ‘욕구’라 부르지 않았다.
그저 ‘기회’라고 여겼다.
그렇게 서영도, 채팅창의 한 줄이 되었다.
처음엔, 아이 옷이 필요했을 뿐이었다.
⸻
“징이이이잉——”
진동과 알람이 동시에 울렸다.
방금 눈을 감은 것 같은데, 벌써 아침이다.
온몸은 천근만근, 눈은 뻑뻑하다.
뇌는 밤새 깨어 있었던 것처럼 멍하다.
서영은 무거운 몸을 일으켜 아이들 방으로 간다.
커튼을 걷고, 창문을 열며 부드럽게 깨운다.
“일어나야지, 학교 가야지.”
출근 준비와 아이들 등원 준비로 숨 돌릴 틈이 없다.
기상 앱을 확인하고, 옷장을 열어 옷가지를 꺼내 침대 위에 올린다.
부엌으로 가 팬에 기름을 두르고, 달걀을 하나 톡 깨 넣는다.
촤악!
익어가는 달걀 위에 소금을 살짝 뿌리고, 뚜껑을 덮는다.
“밥 먹자, 일어나!”
식탁 위엔 반숙 달걀, 사과 조각, 우유 한 컵.
서영은 책가방을 챙기며 아이들 방으로 돌아간다.
첫째 유리는 머리를 빗고,
둘째는 바지만 입은 채 누워 있다.
“나만 바쁘지, 아침마다…”
“엄마, 나 옷이 너무 짧아. 팔도 그렇고, 바지도 그래. 추워.”
서영은 멈칫했다.
계절 옷장 정리를 하긴 했지만, 아이들은 너무 빠르게 자랐다.
“그럼 양말 좀 긴 거 신고 가자.
주말엔 옷 사러 가자. 미안해.”
평소엔 말 없던 유리가
요즘 부쩍 친구들 시선을 의식한다.
서영은 그런 변화를 미처 챙기지 못한 스스로가 미안하다.
눈치 빠른 유미는 조용히 일어나 옷을 입는다.
엄마와 언니 사이의 묘한 기류를 감지한 것이다.
⸻
“엄마, 다녀올게!”
아이들을 학교 앞에 내려주고, 서영은 회사로 향한다.
운전 중에도, 일하는 와중에도 머릿속은
‘옷을 사야 하는데…’
‘오늘은 어디서 살 수 있지?’
그 생각뿐이다.
점심시간. 음식은 눈에 안 들어오고
손가락은 쇼핑몰 검색창 위에서 바쁘다.
유리의 사이즈는 품절.
맘에 드는 옷은 대부분 ‘품절’이라는 빨간 딱지를 달고 있다.
‘다른 엄마들은 벌써 다 사놓은 건가…’
괜히 초조해진다.
퇴근 후, 샤워를 마친 서영은
머리를 감싼 수건을 푹 눌러쓴 채 누워, 무심코 휴대폰을 연다.
인스타그램 속 피드는 온통 ‘그 옷들’로 가득하다.
그 안에, 하나의 광고가 눈에 띈다.
지금, 아동복 라이브 방송 중.
그녀는 생각 없이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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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youmom님이 참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