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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날리는 꽃잎처럼

다정한 위로자

by 아르망

바람 부는 어느 봄날,

길을 잃고 주저앉아 있을 때


꽃잎 한 장 툭 내려와

어깨를 감싸주었습니다.


생각지 못한 위로에 놀라 위를 보니

바람에 흔들리는 꽃가지

말없이 손을 내밀고 있었습니다.


끝없는 위로들이 나풀나풀 계속 내려와

온몸을 감싸줍니다.


떨어지는 꽃잎은 모이고 모여

새로운 길을 만들었습니다.


나는 일어나 지친 몸과 고민들 모두

꽃길 위에 슬쩍 포개어봅니다.


행여나 길이 흩어질까

조심스레 한 걸음 한 걸음.


많은 실패를 무수히 지르밟고 있자니,

바람 불어 꽃길이 날아오릅니다.


활주로처럼 끝없이 펼쳐진

자유의 날개를 타고

내 몸도 함께 날아올랐습니다.


이전의 나는

꽃잎이 흩날리듯 사라집니다.


꽃잎이 떨어진 그 자리에

새로운 잎이 나고 무성한 계절이

푸르게 돋아나는 것을 이제 봅니다.


새롭게 돋아난 나는 어느덧

가지 끝에 봄처럼 앉았습니다.


이곳에서 뜨거워질 나의 계절을 기다리며,

매일 꽃잎과 함께 수도 없이

흩날려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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