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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달

초승달,반달,보름달

by 아르망

눈동자 보았다가

눈꺼풀 보았다가

속눈썹 바라본다.


바람 부니 갈대밭처럼

속눈썹 흔들린다.


눈꺼풀 가늘게 떨린다.

눈동자에 동그란 눈물 고인다.


검은 눈동자 반짝이는 눈물이

검은 하늘 반짝이는 별빛이

마음에 고인다.


정말 오랜만이야.

동그란 입술 속삭인다.


세월의 돌들

부딪친 곳 많아도

여전히 소녀처럼 밝게 빛난다.


검은 눈동자에 비치는 내 모습은

어느새 두근거리던 소년이 되었다.


깊이 들여다본다.

오래 들여다본다.


나 걱정하지 말아요.

어떤 모양이든

난 여기서 그대로 빛나고 있을게요.


눈동자 보았다가

눈꺼풀 보았다가

속눈썹 보았다가


손을 들어 인사하고 돌아선다.

무거운 발걸음 옮긴다.


등 뒤로 눈동자가 그대로 서서,

가는 길 밝게 비춘다.


그림자조차 따스하게

어루만지는 그 빛에


내 검은 눈동자도

별빛처럼 흘러내리며 반짝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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