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에세이
"너도 힘들면 좀 털어놔. 그러다 진짜 병난다."
걱정 반, 답답함 반이 섞인 얼굴로 내게 건네온 말.
그 말에 담긴 마음을 모르지 않아서
애써 입을 열어보지만,
끝내 내뱉지 못한 말들이 목구멍에 걸려 있다.
"나 정말 힘들어."
이 흔한 말을 도대체 어떻게 꺼내야 하는 걸까.
마음을 털어낸다고 해서
정말 조금이라도 가벼워질 수 있을까.
괜한 말로 상대까지 무거워지게 만들진 않을까.
나는 또,
걱정이 앞서고 만다.
그렇게 결국
한마디도 털어놓지 못한 채
다른 사람의 이야기만 들어주다 집으로 돌아왔다.
하기 싫은 부탁도 거절하지 못하고,
속상했던 말도 웃으며 넘기는 바보.
서운했던 순간을 조용히 삼킨 채
목구멍에 걸린 가시 하나를
그대로 안고 살아가는 그런 내가
나 조차도 가끔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사람들은 그런 나를
"배려 깊다"라고,
"속이 깊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 말들 안에 담긴 고마움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때때로, 말하지 못한 마음이 속절없이 쌓여갈 때면
그 말들이 오히려 더 아프게 내 마음을 찌르고 만다.
나는 왜 그날 친구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했을까.
왜 끝내 그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지 못했을까.
별뜻 없는 남편의 말투에 왜 또 그렇게 마음이 쿡, 아팠을까.
내가 예민한 걸까.
내가 이상한 걸까.
정말 나는
이대로 괜찮은 걸까.
누구에게도 티 내지 않고
묵묵히 살아가는 일이
왜 이토록 외로운 걸까.
이제는 누군가의 "괜찮아?"라는 말 앞에서
"나도 좀 힘드네."
그렇게 솔직하게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 말 하나로 세상이 달라지진 않겠지만,
어쩌면 내 마음 어딘가는
조금쯤 가벼워질지도 모르니까.
그래서 나는
오늘도 꺼내지 못한 말들을 조용히 주워 담아
스스로에게 말해본다.
"오늘도 정말, 너 많이 애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