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아담을 창조하시고 "심히 좋았더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감탄이 아니었습니다.
존재 자체를 향한 완전한 인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담은 그 사랑을 저버리고 타락해 버렸습니다.
그 순간부터 인간의 내면에는 세 가지 상처가 자리 잡았습니다.
버림받음의 두려움, 수치심, 그리고 죄의식 입니다.
이 세 가지는 지금도 우리 안에서 조용히, 그러나 집요하게 작동하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끈질긴 것이 버림받음의 두려움입니다.
이 두려움은 '인정받아야 한다'는 강박의 심리로 모습을 바꿔 우리를 따라다닙니다.
부모에게, 친구에게, 교사에게, 동료에게, 직장 상사에게 우리는 늘 누군가의 시선 앞에서 자신을 증명하려 애씁니다.
하나님께로부터 받았던 온전한 인정을 잃어버린 자리에, 우리는 칭찬을 채우고, 사회적 지위를 채우고, 부와 성과를 채워 넣으려 합니다.
그러나 그 자리는 좀처럼 채워지지 않습니다.
'인정(認定)'이라는 한자를 파자해 보면, 이 현실이 더 직설적으로 다가옵니다.
'인정할 인(認)'은 '말씀 언(言)'과 '참을 인(忍)'이 결합된 글자입니다.
그리고 '참을 인(忍)'은 칼날 인(刃) 아래에 마음 심(心)이 자리한 형태입니다.
차가운 칼날이 내 심장 위에 올려진 모습.
수많은 평가와 판단과 비난의 칼날 아래서 떨고 있는 내 심장에게, "괜찮다"고 말해 주는 단 한마디.
그것이 '인정할 인(認)'입니다.
이 한 글자가, 타락 이후 우리가 얼마나 간절히 그 말을 기다려 왔는지를 말해 주는 것 같습니다.
이 결핍과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해답은 십자가에 있습니다.
인간의 눈으로 보면, 십자가는 가장 처참하게 버림받은 자의 모습이며 징벌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눈으로 보면, 십자가는 버림받을까 두려워 결핍 속에 숨어 지내는 인간에게 주시는 가장 큰 선물이며, 은혜이자, 해결의 열쇠입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그토록 두려워하는 버림받음을 모두 짊어지셨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십니다.
"더 이상 떨지 말라. 너는 아무것도 더 증명하지 않아도 된다. 이미 내 생명을 내어줄 만큼 귀한 존재다."
오늘 이 말씀 앞에 한참 머물게 됩니다.
더욱 십자가만을 바라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