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겹이 쌓인 두개의 발자국,
기적(奇跡)


기적(奇跡), 겹겹이 쌓인 은혜의 발자국

지인들과 새로운 사역을 논의하다가,

자연스레 지나온 삶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역량과 노력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결과들.

그 모든 순간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결국 ‘기적’이라는 고백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제 삶을 돌아보아도 그렇습니다.

청년 시절, 문화 사역을 사명으로 품고 뛰어들었던 길은 참으로 험난했습니다.

워십 콘서트라는 개념조차 낯설던 1990년대,

무모하게도 10만 명을 대상으로 한 대형 콘서트를 열었습니다.

결과는 성황이었지만, 현실은 참혹했습니다.


기획사는 감당할 수 없는 빚더미에 앉게 되었습니다.

눈앞이 캄캄한 암흑 같았지만, 하나님은 그 위기의 강을 건너게 하셨고,

지금은 그분의 평안 안에서 하루하루를 걷고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불치병이 낫거나 로또에 당첨되는 것 같은

초자연적인 사건만을 기적이라 부릅니다.


하지만 기적(奇跡)

이라는 단어를 한자로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 더 깊은 인생의 뜻이 담겨 있습니다.


기(奇)는 클 대(大)에 옳을 가(可)가 합쳐진 글자입니다.

단순히 ‘크고 옳다’는 뜻이 아니라,

사람이 등에 짐을 너무 높게 쌓아 균형이 맞지 않는 위태로운 모습에서 유래했습니다.

즉, 내 상식과 예상을 벗어난 ‘낯설고 신기한 상태’를 뜻합니다.


적(跡)은 발 족(足)에 또 역(亦)이 더해진 글자입니다.

발이 지나간 자리가 겹겹이 쌓여 남은 ‘분명한 흔적’입니다.


이 두 글자를 합치면, 기적이란 어느 날 뚝 떨어진 요행이 아니라,

내 이해를 뛰어넘는 낯선 은혜가 내 삶의 걸음마다 겹겹이 쌓여 만들어진 흔적입니다.

내 힘과 능력으로는 도저히 헤쳐 나올 수 없었던 수많은 난관들.

그 위기를 통과해 온 모든 발자국이, 돌이켜보니 어마어마한 기적이었습니다.


성경 속 야곱의 인생이 그랬습니다.

그가 이집트의 바로 왕 앞에 섰을 때 남긴 고백은, 기적을 살아낸 사람의 가장 정직한 목소리일 것입니다.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 백삼십 년이니이다...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나이다."
(창세기 47:9)


형 에서를 피해 도망치던 밤, 외삼촌 라반의 집에서 겪은 고난과 탈출.

딸 디나의 참혹한 사건과 세겜 족속 몰살로 인한 피바람.

가장 사랑했던 아들 요셉을 잃고 피눈물을 흘렸던 기나긴 세월.


그 모든 위기와 절망의 순간들을 뚫고 자신을 이 자리까지 인도하신 하나님을 바라보며,

야곱은 자신의 삶을 ‘험악한 세월’이라 덤덤히 고백했습니다.


그 고백의 이면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살리신 분은 하나님이시다”라는 강력한 은혜의 흔적이 서려 있습니다.


야곱의 삶에 비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 인생에 닥쳐온 크고 작은 위기 속에서도

하나님은 항상 낯선 구원의 발자국을 남기며 우리를 인도하셨습니다.


여러분,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의 삶을 기적으로 이끌고 계십니다.

오늘 내가 숨을 쉬고, 별 탈 없이 평범한 하루를 무사히 살아내는 것.

이것이 오직 주님이 허락하신 가장 위대한 기적임을 고백하며, 감사의 찬양을 올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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