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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는 사랑이다?[번외]

라면만 먹으면 질리니 잠시 디저트 한 판

by 하늘나루

본문 끝에 요리 내용도 있으니,끝까지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집 근처 진열대에는 형형색색 케이크들이 가득하다.

사촌누나도 반 친구들도 하나씩 사 들고 떠났다.

필자도 하나를 골라 계산대로 가져가 주머니에 있는 10만 원 지폐를 꺼냈다.


'죄송합니다. 그걸로는 구매하실 수 없어요.'


어, 현금 안 되나. 우리은행 신용카드를 꺼내 들었다. 문화상품권도 준비했다.


'여기 카드요. 안 되면 비자카드랑 삼성페이도 있어요.'


'다 안 돼요. 돈으로 파는 게 아니에요.'


필자와 직원이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한 손님이 나타났다. 학교 앞 편의점에서 일하는 두식 씨다. 늘 아끼느라 밥 사 먹을 돈도 없다고 농담을 하곤 하셨는데, 어쩐 일인지 직원이 그를 스스로 불러들였다.


'주문하신 케이크요. 배송 예정이에요.'


'어, 전 이런 거 주문한 적 없는데요?'


손님은 놀란 눈치였다. 흔들리는 그의 눈을 읽은 직원이 말했다.


'원래 주문하지 않아도 배송된답니다. 지금으로부터 일 년 뒤, 저녁 무렵에 손님께서 일하시는 카운터로 배송될 겁니다. 손님이 태어나실 때부터 미리 만들어서 보관하고 있었는데 배송이 많이 늦어 죄송합니다.


그래도 늦은 게 아깝지 않을 거예요. 오로지 손님을 위해서 만들어진 케이크이니까요.'


직원은 그에게 작은 상자를 건넸다. 안에는 작은 티라미수 케이크가 들어 있었다. 두식 씨는 영문을 모른 표정을 짓고 가게를 나가 버렸다.


'아따, 별 이상한 가게 다 보겠네.'


직원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그를 쳐다보다 필자에게로 얼굴을 돌렸다.


'혹시 다른 거 없어요? 뭔가 도움이 될만한 거요.'


또 비자카드를 꺼내려다 말았다. 대신 3D로 모델링한 자동차 설계도와 소설 초안, 브런치에 올리기로 한 수필 뭉치를 직원에게 주었다. 직원은 그것들을 훑어보더니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흠... 자동차 설계도는 좀. 수필이랑 소설은 나쁘지 않네요. 다만 부동산 관련 내용인 게 흠이랄까. 컵라면 연구? 이건 좋아요. 그런데 손님에게 맞는 케이크가 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너무 특이한 케이스라서요.'


직원은 한참을 창고를 살펴보았다. 그러더니 손에 작은 종이 뭉치를 들고 왔다. 대기표였다.


'지금은 아무것도 말해 드릴 수가 없네요. 언젠가 다시 오면 그때 추천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대신 콜라는 어때요? 그건 2000원에 팔아요.'


아. 이제야 이야기가 되는구먼. 지갑에서 천 원 두 장을 꺼내 직원에게 주니 시원한 콜라 한 캔을 주셨다. 그 콜라는 받아 들고 야외 좌석에 앉았다. 뭐 이런 이상한 카페가 다 있담.


멀리서 케이크 냄새가 풍겨 왔다. 고등학교 동문 친구가 앉은 자리였다. 사실 늘 이랬다. 혹시 케이크가 있나 가게를 늘 기웃거리지만 살짝 냄새를 맡는 정도였으니까.


그렇게 햇살이 비치는 자리에 앉아 있으면 생크림이나 딸기, 초콜릿 냄새가 필자의 코를 간질였다. 그렇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케이크까진 아니어도 언젠가 딸기 모찌 하나가 나왔던 적이 있다. 그러나 필자가 책에 정신이 팔렸던 탓에 딱딱하게 굳어버려 쓰레기통에 버려야 했다. 아, 글쎄 유통기한이 지났다지 뭔가. 사실 아껴 둔 거였는데.


혹자는 그것이 예술가와 학자의 운명이라고들 한다. 철학자 칸트가 주문표를 받고도 칠 년을 고민하다 결국 버렸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필자와 같은 사람들은 케이크를 받으면 맛보다는 논리적으로 재료, 원산지나 레시피를 알려고 한다. 아니면 케이크로 뭔가 새로운 요리를 만들려고 시도한다던가. 뭐랄까, 손님보다는 셰프가 어울리는 부류라고 해야 할 까나.



오늘은 총 10부작 라면 시리즈가 5번째 회를 맞는 주차로, 매콤 칼칼한 라면만 먹다 보면 속을 버릴 수 있으니 쉬어 가는 타임으로 디저트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재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바닐라 아이스크림 작은컵, 딸기 한 팩, 롤케익, 그리고 사진에는 없지만 딸기잼도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굳이 롤케익을 사용하지 않아도 네모난 식빵을 사용해서 만드는 것도 가능합니다.

먼저 롤케익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줍시다. 너무 얇게 자르면 망가질 수 있으니, 적당한 두께로 잘라 냉장고에 넣어 식혀 줍니다.



우선 딸기는 샌드위치 하기 좋은 크기로 썰어 줍니다. 5개 정도 씻어 얇게 썰면 좋습니다. 다 자른 딸기는 물기를 제거하고, 차가워지도록 냉동고에 잠시 보관해줍시다.


그 다음, 롤케익 혹은 식빵 위에 딸기잼을 골고루 발라 줍니다! 필자의 경우 잘 바르지 못했지만, 약간 층을 이룰 정도로 바르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자른 빵 위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얹고, 그 위에 잠시 식혀 둔 딸기를 얹어서 드실 수도 있습니다! 만약 아이스크림 샌드위치가 아닌 카나페처럼 드시고 싶다면 여기서 종료하셔도 무방합니다.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의 경우, 위의 두 빵을 포개서 만들 수 있습니다. 식빵과 롤케익, 두 종류로 진행해 보았는데요, 롤케익은 아무래도 부서지기 쉬워 담백한 식빵이 더 알맞았던 것 같습니다. 추가로 식빵을 살짝 굽고 냉장고에서 식힌 뒤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만들면 바삭한 디저트를 즐기실 수 있으니 참고 바랍니다!


오늘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디저트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카나페 #라면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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