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그마한 식당에서부터 LA까지
2023년 11월 23일 전역을 명 받고 타코집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전역하기 5개월 전? 4개월 전?
우연히 친구가 한국에서 제일로 맛있다는 타코집을 찾았다고 자부하며 내 군 휴가 복귀날에 같이 타코를 먹으러 갔다. 경기도 광주 퇴촌에 있는 자그마한 타코집 (상호명은 알리지 않겠습니다. 알아서 찾아주시길..!)
누가 봐도 손수제작한 통나무?로 된 듯한 정성이 담긴 한 레스토랑이었다. 사실 그때 당시에는 타코를 자주 먹지도 않았고 굳이 타코를 좋아해서 맛집을 찾아다니는 그런 노력은 하지도 않았다. 건장한 체격을 가진 나에겐 겨우 타코 몇 피스는 요깃거리였고 부리또라는 큼지막한 놈이 만족감을 채워줄 수 있는 유일한 멕시코 음식이었다.
무튼 타코집에 입장을 하고 친구 3명과 같이 세트 메뉴를 주문했다. (월급 80만 원 받는 군인에게 타코 가격은 생각보다 부담스러웠다.)
"뭐, 아 타코는 이런 맛이구나 괜찮네. 오히려 부리또가 맛있는데? 퀘사디아도 맛있고" 이게 내 first bite의 첫인상이었다. 그래도 캐나다, 호주 갔다 온 경험으로 이 정도 맛이면 굉장히 이국스럽다고 할 수 있었고 맛에는 타코에 관한 사장님의 줏대가 느껴졌다. 그렇지만 이 식당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음식보단 사장님의 손님 응대방식과 가게의 분위기였다. 사실 손님 응대방식이라고 말하기도 그렇고 그 시간엔 런치, 디너타임도 아닌 애매한 시간(다른 가게들은 브레이크타임인 시간)에 갔던 터라 우리 밖에 없었다. 그래서 사장님이랑 더 재미난 이야기를 했던 거 같다. 사장님은 미국인이시며 외국인이시다. 한국계 미국인.
나의 캐나다, 호주 해외 경험을 이야기하며 군대 이야기도 하고 짧은 시간 안에 서로의 가치관을 약간이라도 공유했던 친밀감을 다진 시간이 되었다. 맛에 분위기라는 조미료가 들어가 더 맛있었던 타코였달까? (맛이 떨어진다는 건 절대 아니다. 난 이 타코집이 제일로 맛있다고 자부한다.)
그날 찍은 타코 사진이다. 좌측부터 포크타코, 퀘사디아, 부리또. 이국적인 맛에 놀라고 분위기에 취하고 사장님 낚시 이야기에 반했다. 잘 먹고 계산을 마친 후 사장님 옆에 계신 여성분께서 웃으며 얘기해 주시며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리고 가기 전에 한마디를 더 던져주셨는데 "Are you interested in working with us? We are opening a Second branch soon!" 난 그냥 흘러가는 대화겠구나 하며 sure! why not? i would like to work with you guys having nice vibe here" 하고 전화번호를 남겼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나고 마침내 군대를 전역하고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하며 목돈 마련을 위해 단순노동알바를 하는 도중에 갑자기 문자가 왔다.
"안녕하세요~ ooooo에요. 제대하셨나요? ooooo2호점을 하남 미사에 열어요. 혹시 타코일하실 생각이 있으시면 연락 주세요"
마침 컨테이너벨트일에 회의감을 느꼈던 그때 이 문자를 받고 왠지 모를 떨림과 확실이 느껴졌다.
.... 오 재밌겠는데?
나는 당장 하겠다고 했고 시급이랑 근무 시간만 알려달라고 했다. 사실 경기도 광주에서 하남까지 버스 타고 가는데 기본 1시간 10분에서 1시간 30분이 걸린다.(말이 한 시간이지 그건 정말 운이 좋을 때 버스를 연속으로 막힘 없이 타는 경우..)
막상 하겠다고 했지만 이러한 출근 시간 때문에 역시나 고민이 되긴 했다. 그래도 면접 아닌 면접을 보기 위해 직접 2호점이 열릴 곳을 찾아갔더니 공사가 막 거의 끝나가던 참이었다. 페인트도 거의 다 칠하고 조명 설치 단계였다. 사장님과 애인분께서 직접 그려 이국적인 벽화, 다르 손수 제작하신 테이블, 막 공사 끝나고 나는 목재 냄새, 주방에 들어선 새 조리기구와 그릴. 이상하게도 벌써부터 타코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분명 내 최애음식은 제육볶음이었는데 갑자기 타코로 바뀌어진 그 순간이었다. 난 그때부터 너무 일을 하고 싶어졌다. 인터뷰는 시작되고 약 2번에 인터뷰로 이틀간 진행되었다. (적성에 맞는지, 시급과 근무시간 조율 관련하여)
그때 하시는 말씀이 일이 정말 힘들건대 괜찮은지 물어보셨다. 막상 직접적으로 힘들 다 하시기에 덜컥 겁이 나긴 했지만 난 괜찮다고, 군대에서 힘든 것도 해보고 햄버거 집에서 바빠본 기억이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오케이! 하시며 언제부터 출근하면 되는지 알려주시며 오픈하기 전 청소를 다 같이 하는 날부터 일이 시작된다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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