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by_지니
김녕마을이 시작되는 제주올레길 20코스 시작점에서 성세기해변까지 이어지는 3㎞ 남짓의 해안길에는 금속공예 벽화 29점이 자리하고 있어.
이곳은 ‘지붕 없는 미술관’이라고 불릴 만큼, 예술 작품들이 자연과 하나가 되어 있는 공간이야. 2016년, 마을 재생 프로젝트에 젊은 작가들이 힘을 모은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었지.
처음 이곳에 도착했을 때, 금속공예는 시간이 지나면서 빛이 바래 있었고, 벽화마을 하면 떠오르는 생동감 넘치는 컬러와 반짝이는 금속의 모습은 아니어서 조금 실망스러웠어. 그러나 바닷바람과 비바람을 견뎌내며 이렇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놀라워.
그림들과 함께 금속으로 만들어낸 해녀의 일생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따뜻한 마음이 들어. 나는 뒷모습이 조금 쓸쓸하게 그려진 것 같았어.
마치 모든 짐을 혼자 짊어진 듯한 모습이 너무 싫었어. 누군가의 어머니였을지도 모를 그분에게 ‘왜 혼자라고 생각했을까? 왜?’라고 가슴속에서 메아리쳤어. 그리고 그 감정을 그림에 담아보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