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by_지니
제주올레 20코스 김녕-하도 올레는 제주 하면 떠올리게 되는 바람을 자주 만날 수 있는 곳이야. 바람으로 이어진 김녕-하도 올레는 해안가를 따라 제주의 바다를 보며 사이사이에 마을을 많이 지나고, 포장된 길을 어느 정도 만날 수 있어 걷기에 비교적 괜찮아.
제주도 바닷가의 모래는 조개류의 껍질이 부서져 만들어진 특징이 있어. 바닷가의 모래가 바람에 날려 쌓인 모래언덕을사구(砂丘)라 해. 사구는 연안의 모래가 바람에 의해 내륙으로 운반되어 쌓인 언덕 지형이야.
바람이 만든 언덕을 따라 걷고 또 걷다 보면, 어디를 가든 아름다운 바다와 마주치게 돼. 햇살이 부서지는 파도는 저마다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고, 바람이 스치는 모래는 유려한 결을 남기며 발끝을 감쌌지.
김녕에서 3개월, 성세기해변과 김녕 해수욕장은 늘 곁에 있어 익숙한 풍경이 되었어. 언제든 볼 수 있는 곳이기에, 이번에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인적 드문 바다를 그리고 싶었어. 조용한 파도, 혼자만의 시간이 스며든 풍경, 그것을 화폭에 담고자 했어.
매주 한 장씩 그림을 그리고 있어. 처음과 비교하면 분명 손끝의 감각이 달라진 듯해. 이제는 조금 더 깊이 있는 선을 긋고, 색을 쌓는 법을 배웠어. 하지만 여전히 색의 경계가 너무뚜렷한 것이 아쉬워.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순간을 잡아내는 것이 아직은 어렵지.
그림을 마친 후, 근처의 유명한 카페 델문도에 들렀어. 커피 향이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었어. 창밖으로 보이는 바다는 낮게 깔린 구름과 맞닿아 있었어.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조용히 그림을 되돌아보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