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맛이야, 역시
따뜻한 굴 국밥 한 그릇으로 추위를 달래며 허기를 채웠다. 제철 음식이 주는 색다른 맛이 있다. 사무실에 거의 도착했을 때 전화가 왔다. "사무실 앞인데 아무도 없으세요?" "5분 안에 도착합니다. 추우니 사무실에 들어가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미리 공실을 체크하고, 도착하자마자 바로 안내를 시작했다. 엘리베이터를 타는 동안, 입주일과 전입 여부, 컨디션까지 꼼꼼히 체크했다.
회사에서 직원 숙소를 구하는데 서울에 있는 직원이 다음 주 부산으로 발령받아서 온다고 한다. 마침 공실이 2개 있어서 다행이다. 입주일을 맞추는 건 마치 퍼즐을 맞추는 것 같았다. 현 임차인의 퇴실일, 새 임차인의 입주일. 이 작은 시간들의 조각들이 완벽하게 맞물릴 때 비로소 새로운 삶의 장이 열린다.
우리의 삶도 이와 같지 않을까.
우연히, 계획되지 않은 순간에 기회의 문이 열리고, 그 문틈으로 새로운 이야기가 스며든다. 오늘 이 작은 순간이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해 보였다. 가계약을 마무리하고 다음 주 입주를 결정했다. 도시가스 전입 신고까지 마치니 모든 일이 수월하게 마무리됐다. 마지막으로 가만히 생각했다. 이런 손님들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