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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by 서강



아름다운 전염


작은 변화가 세상을 바꾸듯, 책과 함께하는 나의 필사 여정이 조용히 시작되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글자 옮기기가 아닌, 영혼을 울리는 깊은 대화입니다.


매일 아침, 창가에 앉아 펜을 듭니다. 바람 한 자락이 커튼을 살랑이는 동안, 한 문장 한 문장을 정성스레 옮겨 적습니다. 옮겨 적은 내용을 지인들에게 공유를 합니다.


김종원 작가의 세계 철학 전집 중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이다]로 시작합니다. 아침마다 손끝을 통해 텍스트들이 살아 움직입니다.


처음에는 서툴렀습니다. 집중력은 분산되고 마음은 소풍 가고, 하지만 하루하루 쌓여가는 페이지처럼, 내 안에도 무언가가 차곡차곡 쌓여갔습니다. 마치 봄날 꽃잎이 하나둘 피어나듯이요.



"요즘 편안해 보이네요." 나를 만나는 사람들마다 건넨 말에 미소 짓게 됩니다. 필사는 내 영혼의 정원을 가꾸는 일입니다. 그 평화로움은 자연스레 주변으로 전염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사회를 격리시키며 서로의 간극을 만들고 멀어지게 했다면, 아주 특별한 남다른 필사의 전염'은 서로를 더 가깝게 만들고 있습니다. 때로는 바이러스보다 더 강력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마음과 마음을 잇는 문학의 힘입니다.



이 작은 실천이 물결처럼 퍼져나가 더 많은 이들의 마음을 두드리기를. 우리가 잃어버린 여유와 아름다움을 되찾는 그날까지, 한 문장 한 문장을 정성스레 옮겨 적습니다.



아름다운 전염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당신의 책상 위에도 한 권의 책과 깨끗한 노트가 기다리고 있지 않나요? 아주 특별한 남다른 필사에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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