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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날개

by 서강


익어감의 미학, 대봉감과 인생의 비밀


부산 국회도서관에서 마주한 소철나무가 특별한 깨달음을 주었다. 비트겐슈타인의 말처럼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라는 진리를 새삼 되새기게 된 것이다. 책장 사이로 스며드는 빛과 소철나무의 조화는 마치 우리 삶의 축소판 같았다.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겁니다." 노래 가사는 마치 깊은 산사의 스님이 들려주는 화두 같다. 그리고 그 진리를 나는 하동 대봉감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


나의 탄생 계절, 가을이 되면 대봉감을 찾아 하동으로 떠난다. 홍시를 좋아하지 않는데, 대봉감은 정말 좋아한다. 하동 대봉감은 가을 햇살처럼 따스한 맛을 품고 있다. 붉은 빛깔 속에 단맛과 감칠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입 안 가득 가을의 정취를 전해준다. 그래서 나는 시중에서 산 일반 대봉감으로도 그 맛을 재현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옹기 항아리 속에서, 또 햇볕 잘 드는 창가에서 기다렸건만, 일반 대봉감은 겉만 쭈글쭈글하게 시들어갔다. 속은 여전히 단단한 채로 익지 않았고, 급기야 곰팡이까지 피어났다. 같은 대봉감이라는 이름을 가졌지만, 그 익어감의 과정과 결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마치 우리 인생을 보는 것 같다. 누구나 똑같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나이를 먹어간다. 하지만 하동 대봉감처럼 겉과 속이 조화롭게 익어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겉모습만 변할 뿐 내면은 여전히 생경한 채로 남아있는 이들도 있다. 달력이 보여주는 나이는 모두에게 공평하다. 하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채워왔는지는 저마다 다르다. 어떤 이는 삶의 경험을 통해 지혜롭게 익어가고, 또 어떤 이는 세월만 흘려보낸다. 똑같은 햇볕 아래서도 하동 대봉감과 일반 대봉감이 다르게 익어가듯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의 참 의미를 깨닫게 된다. 숫자의 나이가 어른이라고 어른이 아니다는 의미로 새롭게 투영된다. 진정한 어른의 나이는 단순히 숫자로 헤아릴 수 없다. 그것은 삶의 깊이와 넓이를 함께 품은 시간의 무게다. 하동 대봉감처럼 자연스럽게, 그러나 깊이 있게 익어가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성숙의 모습이 아닐까.


결국 우리는 모두 시간이라는 항아리 속에서 익어가고 있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어떤 맛과 향을 갖춰가느냐일 것이다. 하동 대봉감의 비밀은 어쩌면 그 땅과 바람, 시간이 빚어낸 조화로운 성숙에 있는지도 모른다.





어른의 언어


비트겐슈타인의 통찰은 마치 오래된 정원의 문을 여는 열쇠와 같다. "인간이 나이 든다는 건, 자신의 언어를 정밀하게 세련화하는 과정이다." 이 말은 단순한 철학적 명제를 넘어, 우리의 일상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정밀한 언어란 무엇일까? 그것은 마치 섬세한 시계공이 톱니바퀴를 다루듯,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능력이다. 화가 났을 때 "짜증 난다"는 한 마디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의 결을 더 세밀하게 표현하는 것. "내가 왜 이런 감정을 느끼는지 이해하기 어렵지만, 지금 내 마음이 불편하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다.


세련된 언어는 또 다른 차원이다. 그것은 마치 잘 숙성된 와인처럼, 시간이 만들어낸 깊이가 있다. 단순히 세련되게 들리는 말이 아니라, 상황과 맥락을 읽고 그에 걸맞은 표현을 선택하는 지혜다. 때로는 침묵도 세련된 언어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언어의 발견은 마치 신기루를 만난 것과 같다. 멀리서 보면 아른거리는 환상 같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실재하는 오아시스처럼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 책을 통해 만나는 새로운 언어는 마치 지도 없이 떠나는 여행과도 같다. 예상치 못한 길목에서 특별한 표현을 만나고, 그것이 우리의 어휘 정원에 새롭게 피어나는 꽃이 된다.



이제 나는 안다. 언어를 정교하게 다듬어간다는 것은 단순히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더 깊이 이해하고 타인과 더 깊이 소통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임을. 그것은 마치 정원을 가꾸는 일과도 같아서, 매일매일의 작은 노력이 쌓여 어느새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결국 언어의 정원을 거니는 일이다. 때로는 낯선 표현에 놀라고, 때로는 친숙한 단어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며, 우리는 조금씩 더 풍요로운 언어의 주인이 되어간다.




책을 읽고, 스며들다.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이다"를 읽고 김종원 작가의 통찰은 또 다른 차원의 깨달음을 준다. 형편이 어려워서 치료를 못 받는 분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의료보험료를 많이 내기 위해 열심히 일했다고 한다. 세금을 많이 내는 것이 누군가에게 날개가 되어줄 수 있다는 생각은 부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게 한다. 부자를 시기하기보다 그들의 기여에 감사해야 한다는 관점은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진짜 부자들의 돈 쓰는 법"을 읽고, 돈은 써야 들어온다고 한다. 부자들은 돈을 잘 쓴다고 한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돈을 쓸 때의 기쁨을 알게 됐다. 기쁜 마음으로 돈을 쓸 수 있는 돈에 대한 태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돈의 속성"을 읽고, 돈을 대하는 태도가 변화했다. 돈도 인격이 있기 때문에, 자신을 소중히 대해주는 사람에게 오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사람이 돈을 좇는 것이 아닌, 돈이 사람을 따라오게 하는 것, 세상의 변화로 이전처럼 장지갑에 현금을 보유하는 시대는 아니지만, 현금을 인출해야 할 때가 생긴다. 그럴 때면 지폐를 인물 중심으로 정성스럽게 정리한다. " 필요한 누군가에게 잠시 갔다가, 내게로 다시 오렴"하고 보낸다.


"더 해빙"을 읽고, 돈이 있음에 감사한다. 지금 내게 있는 돈에게 집중하고 감사를 표한다. 잡은 고기라고 등한시하는 게 아닌, 잡은 고기를 더 소중히 다룰 때, 잡히지 않은 고기도 잡히고 싶어 하는 원리다. 돈이 들어오기 바쁘게 나갈 곳이 생기면 우리는 흔히 "돈에 눈이 달렸다."라고 한다. 무의식적으로 돈의 생명체를 인정하는 언어다. 온 세상의 돈들은 가고 싶은 사람을 찾아서, 지금 이 순간에도 눈에 불을 켜고 찾고 있다. 자신을 소중히 대하는 사람을 찾는 돈의 레이다에 걸리기 위해 돈에 대한 태도를 변화시키기 위해 꾸준히 매일 수시로 해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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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매일 아침 떠오르는 태양처럼, 우리의 삶도 끊임없이 순환하며 성장한다. "어둠의 터널을 지나면 반드시 찬란한 빛이 기다린다"는 말처럼,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익어가고 있다. 산과 강, 바람, 새소리를 느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 든다.


결국 진정한 성숙이란 자신의 언어를 세련되게 다듬어가는 과정이며, 이는 곧 우리의 세계를 넓히는 일이다. 마치 하동 대봉감처럼 겉과 속이 조화롭게 익어가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삶의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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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20250221_082247730_02.jpg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이다. 中


키워드 : "날개"

깨달음 : 매사에 기쁜 마음, 감사한 마음으로 일할 때 "날개"달린 것처럼 잘 된다. 세금을 낸 돈 덕분에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날개"가 될 수 있다. 세금을 많이 내는 것이 베푸는 삶이다. win-win

적용 : - 세금을 많이 내기 위해 "부자"되자

- 일할 때 기쁜 마음으로 "날개"가 되어 누군가의 도움이 될 세금을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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