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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강


내 언어의 한계,. 그 벽을 하나 내려놓을 때마다 세상은 조금씩 넓어진다. 가끔, 아주 가끔은 절망적인 생각에 사로잡힌다. 깊은 수렁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할 때가 있다. 누구나 그런 순간을 경험하지 않을까? 절망이 마치 검은 구름처럼 내 위에 드리워질 때, 그 무게는 숨 쉬는 것조차 버겁게 만든다.


"꽃길만 걸으세요."


누군가 내게 건넨 이 말은 오히려 의문을 낳았다. 꽃길만, 어떻게 꽃길만 걸을 수 있을까? 겨울에는 꽃이 피지 않는데, 그때는 걷지 말란 말인가?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어찌하란 말인가? 인생은 결코 꽃길만이 아니다. 그리고 꽃길이 언제나 좋은 것만도 아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아름다운 꽃길에도 벌레, 잡초, 돌멩이, 가시가 숨어 있다. 마치 우리의 삶처럼.


절망이 나를 삼킬 때면, 생각의 회로를 바꿔 끼우는 것. 그때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절망은 희망에 놀라 저 멀리 도망친다. 이것은 내가 수없이 경험한 진실이다.


절망보다 희망이 힘이 세다. 이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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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펼쳐진 구름은 마치 속삭이는 듯 말한다.

" 비상하는 하루가 되세요"라고. 사물을 관찰하며 인생의 진리를 배운다.


찬송가 588장의 가사가 마음속에 울려 퍼진다.


"공중 나는 새를 보라 농사하지 않으며..."

새들은 곡식을 모아 곳간에 들인 적이 없다.

그럼에도 그들은 살아간다.

들의 백합화도 길쌈의 수고를 알지 못하지만,

솔로몬의 화려한 옷보다 더 아름답게 피어난다.


인간은 무엇을 먹고, 마시며, 무슨 옷을 입을까 염려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이런 염려가 과연 우리 삶의 가치일까? 세상을 보는 시선을 바꾸면 꽃길, 가시밭길, 돌밭길 어디에서든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생각하기 나름이다. 내가 선택하는 관점에 따라 같은 현실도 천국이 되기도, 지옥이 되기도 한다.



절망이 나를 덮칠 때면 나는 희망에게 SOS를 보낸다. 그것은 내 든든한 지원군이다. 어둠 속에서도 작은 빛을 찾는 노력, 그것이 결국 나를 구원한다.


지금, 이 순간을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 내일 일을 위해 미리 염려하지 않고, 오늘의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내가 절망에서 빠져나와 배운 삶의 지혜다.


인생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빛을 찾아 나아가는 용기를. 언어의 한계를 넘어, 세계의 한계를 넓혀가는 여정, 그 여정에서 깨닫는다. 희망이 절망보다 언제나 더 강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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