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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사랑의 본질 0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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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라파엘다 Nov 16. 2024

호기심과 설렘

비가 내리는 거리, 사람들은 서두르며 저마다의 목적지로 향하고 있었다. 그는 우산을 쓰고 천천히 걸으면서 오늘의 만남을 되새겼다. 카페에서 나눈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녀와의 대화 하나하나가 머릿속에 남아 맴돌았다. 어딘가 공기 중에 남아있는 그녀의 웃음소리와 향기가 마치 그를 감싸는 듯했다.

길을 걷다 보니 문득 첫 만남이 이렇게 설렐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보통 차분하고 계획적인 성격이었기에 스스로도 예상하지 못한 기분에 살짝 놀라웠다. 이제 막 시작된 감정이지만, 그 안에 호기심과 설렘이 가득했다. 그녀는 어떤 사람일까?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갈까? 머릿속에는 그녀에 대한 궁금증이 끊이지 않았다.

다음날, 그는 조심스레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짧은 인사와 함께 어제 만나 즐거웠다는 말이었다. 평소라면 차분하게 인사를 남기고 반응을 기다렸겠지만, 이번에는 작은 떨림이 그를 감싸 안고 있었다. 그녀가 이 메시지를 보고 어떻게 생각할지, 바로 답장을 줄지, 아니면 잠시 기다려야 할지... 모든 것이 궁금했다.

잠시 후, 휴대폰이 진동하며 그녀의 답장이 도착했다. 단순한 인사였지만, 그에게는 큰 의미로 다가왔다. 그녀의 메시지를 읽는 순간 그제야 숨을 쉬듯 편안한 기분이 들었다. 이런 기분이 처음이라 낯설면서도 기분 좋은 설렘이었다.

며칠 뒤, 그들은 다시 만나기로 했다. 장소는 이번에도 그녀가 좋아한다던 조용한 카페였다. 두 번째 만남이었지만, 그는 여전히 긴장되고 설레는 마음으로 그녀를 기다렸다. 문이 열리고 그녀가 들어섰을 때, 첫 만남 때와는 다른, 조금 더 편안한 미소가 그의 얼굴에 번졌다. 그녀 역시 그를 보고 환하게 웃었다.

둘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눴다. 날씨 이야기에서 시작해 서로의 하루, 가족 이야기, 어릴 적 꿈까지. 그녀의 목소리에는 언제나 호기심이 담겨 있었고, 그는 그 호기심에 조금씩 빠져들고 있었다. 그녀는 어떤 작은 이야기든 진심으로 들어주었고, 그때마다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에 공감해주었다. 이런 따뜻한 관심과 호응은 그에게 특별하게 다가왔다.

그러던 중, 그녀가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녀는 혼자서도 자주 여행을 떠나곤 했는데, 바쁜 도시에서 잠시 벗어나 작은 마을을 걷거나 새로운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녀의 이야기 속에서 그는 자유롭고 활기찬 그녀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그동안 자신이 얼마나 좁은 세상에 머물러 있었는지, 그의 일상이 얼마나 틀에 박혀 있었는지를 새삼 느끼게 되었다.

그녀는 매 순간에 호기심을 가지고 도전하며 사는 사람 같았다. 그런 그녀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그의 마음속에도 자연스레 작은 용기가 생겨났다. '나도 언젠가 저렇게 떠나볼 수 있을까?' 그녀가 만들어낸 이 작은 불씨는 그가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로의 문을 두드리게 했다.

그날 둘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느새 밤이 깊어졌고, 헤어질 시간이 다가왔다. 그들은 조용히 일어나 카페를 나섰다. 바람이 불어 살짝 추웠지만, 그의 마음은 따뜻했다. 그녀와 함께 한 시간은 그의 일상 속에 작은 빛처럼 자리 잡았다. 마치 그 빛이 앞으로 그의 발걸음을 비출 것처럼.

그녀와의 만남은 계속해서 그에게 설렘과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일상에서 반복되던 작은 습관들이 그녀와의 대화 이후로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다. 이제는 주말마다 새로운 카페를 찾아가보기도 하고, 그녀가 추천해 준 책을 읽으며 새로운 시각을 배워가고 있었다. 그녀가 남긴 작은 흔적들이 그의 삶에 새로움을 더해주고 있었다.

또다시 그녀를 만날 날이 기다려졌다. 세 번째 만남, 네 번째 만남... 그는 점점 더 그녀에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을 느꼈다. 그녀도 자신과 같은 마음일까? 그 생각만으로도 그의 가슴은 두근거렸다.

그는 느끼고 있었다. 자신이 그녀에게 느끼는 감정은 단순한 호기심과 설렘을 넘어 조금 더 깊어지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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