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뻥 뚫렸다.
우리 부부 진료차례가 되고 진료실에 들어갔다.
진료실에는 50대 정도로 보이는 남자의사 선생님이 앉아 계셨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이미 수술을 한번 하셨네요.?”
난임카페에서 글로 보던 대로 성격이 시원시원하셨다.
“네. 한번 수술했는데 없었어요.“
“근데? 소개받아서 그 병원에서 하신 거예요? 굳이 왜 그곳에서..?”
아...... 나의 일생일대에 최대 실수를 바로 캐치해 내는 의사 선생님에 말씀에 난... 한숨밖에 쉴 수가 없었다.
“........ 그러게요. “
“그 병원 지금 원장이라고 새로 온 분은.......”
같은 의사라서 대놓고 말씀은 하지 않았지만..... 왜 굳이 이제 신생원장 수술도 경력도 많이 없는 의사한테 갔다 왔냐는 말로 들렸다.
“초진한 병원이라 연결해 주길래..... 급한 마음에.”
난 의사 선생님 앞에서 무슨 고해성사를 하듯이 나에 실수를 하나씩 고하고 있었다.
"맞죠. 시간이 지체되면 안 좋은 수술이기도 하지만, 이게 참 여러 번 할 수 있는 수술도 아니기에. 안타 갑네요. “
누구 욕하고 원망하리...... 모두 내 실수인 거를.....
"이전 병원에서 가져와서 제출하신 자료는 참고했고요. 아내분은 잠시 나갔다가 간호사분 안내받고 들어오세요. “
남편 고환을 검사하느라 난 잠시 진료실에 나왔다가 다시 진료실에 들어갔다.
“고환상태는 나쁘지 않아요. 크기도 작다고 하기에는 애매하고.”
“아. 네.”
“특이 질병도 없으시건죠? 어렸을 때 앓던 질병이라 등등? “
“전혀 없어요.”
이번엔 내가 굳이 대화를 이끌어 갈 필요 없이 남편이 직접 의사 선생님이랑 대화를 이어가고 있었다.
“수술해 보시죠.”
“아. 정말요!”
“특유 질병도 없고, 이상소견도 없고, 우선 열여서 봅시다.”
“감사합니다.”
“전에 해보셔서 알겠지만, 열었다고 정자가 다 있지는 않아요. 아시죠? “
“네. 알아요.”
“1번 수술로 단정 짓기는 애매한 케이스이니, 수술 원하시면 수술해서 찾아봅시다.”
첫 번째 병원에서 진료 내내 부정적인 애기만 내뱉는 의사를 만나다, 결과가 어찌 되든 긍정적으로 찾아보자고 얘기해 주는 의사를 만나니 그동안 막혀 있던 가슴이 뻥 뚫린 기분이었다.
“감사합니다.”
"수술은 보름뒤쯤 이날 어떨까요? “
“네네. 좋아요.”
“그동안 약 좀 처방해 드릴 테니. 약 드시고 몸관리 잘하시고 수술날 봅시다.“
두 번째 수술이 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