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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는구나.

이렇게 부부가 되어가는구나.

by 김부부

“매일 희망적이었으면 좋겠어.”


긍정적인 해답을 듣고 우리 부부는 두손을 꼭잡고 병원에서 나왔다


“어땠어? 진료?”


“난 의사 선생님 좋은데. 이리저리 두리뭉실보다는 이렇게 말씀해 주시는 게 더 나은 거 같아.”


“정말 다행이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난 하나도 강압적이지 않았고, 무섭지 않았어. 그 선생님.”


진료보기 전 남편에게 계속 반복적으로 말을 했었다.


“여보. 의사 선생님이 성격이 강한가 봐. 진료보고 상처받거나, 화가 난 사람들 후기도 있네.”


이미 첫 번째 수술로 인해 마음에 상처가 있는 남편이 다시 상처를 받기를 원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진료는 봐야 했고, 반복적으로 의사 선생님 성격이 이러하다. 그렇게 알고 있어라. 미리 으름장 아닌 으름장을 주고 있었다.


“그래? “


“어. 여기가 병원분위기도 더 괜찮고 나쁘지 않아.”


“응. 나도 그런 거 같아.”


“너무 기대도 하지 말아야 하지만, 너무 걱정도 하지 말어.”


남편의 단점이자 장점이다.


연애할 때 100% 장점이었지만, 결혼해서 살다 보니 단점도 된 점.... 초긍정마인드이다.


나는 인생을 살다 보니 삶에 불만도 많이 생기고, 이리저리 치이다 보니 방어기제가 생기게 되어 매우 부정적인 사람이었다.


그에 비해 남편은 모든 부분에서 좋은 점을 찾아내는 긍정적인 사람이다.


이런 부분이 연애 때는 닮고 싶을 정도로 너무 매력적이었는데 결혼해서 살다 보니 가끔 상대적으로 나만 나쁜 사람이 되어 버리는 경우가 종종 벌어지니 어느 순간 남편의 긍정마인드가 나에게 남편의 단점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래. 이번에 기분도 좋고 잘 될 거 같네. “


“나온 김에 명동까지 걸어가서 밥 먹고 들어가자.”


한번 이미 겪었던 경력자들의 여유 인가?


처음 수술 때는 병원만 갔다 오면 둘 다 대화도 안 섞고 밥도 목구멍으로 안 넘어갔는데 이번에는 우리 둘 다 분위기가 마냥 어둡고 무겁지만은 않았다.


“여보는 이번에 수술 잘 안되면 다시는 안 할 거지?”


“몰라. 해봐야지.”


이젠 이런 질문을 주고받을 수 있을 정도로 많이 우리가 더 성장한 거 같았다.


이런 일이 없이 성장하면 더 좋았겠지만....


이번 수술 준비기간은 처음보다는 마냥 괴롭지는 않았다.


남편을 구속하지도 않았고 정말 물 흐르듯이 수술전날까지 아무 트러블 없이 보내고 싶었다.


그렇다고 하나도 불안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이 수술을 두 번을 했다는 글을 봤지만, 세 번을 시도했다는 글도 보지 못했고, 병원에서도 두 번 이상을 잘 권하지 않는 거 같았다.


고로 이번 수술이 우리에게는 마지막 희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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