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판 아파트가 가격이 엄청 올랐을 때,
나는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뭔가 억울하고 분한 느낌.
왜 팔았을까?
가격이 오르는 것을 왜 미처 알지 못했을까?
왜 미리 팔아서 그 많은 돈을 날렸을까?
조금만 기다렸다면,
조금만 참았더라면,
왜 나는 참지 못하고 팔았을까?
못난 나의 행동을 자책하고 있다.
그렇게 한참을 괴로워하고 있던 나에게
늘 현명한 와이프가 이야기했다.
'그때 안 팔면 이자를 어떻게 감당해.
오를 줄 알고 파는 사람이 어디에 있어?
잊어버려. 그거는 어차피 우리 게 아니었던 거야!'
맞는 말이다.
당시에 우리는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대부분 대출로 마련한 것이라
냉정하게 보면 내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배가 아프고 억울했다.
상실의 느낌도 컸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만약 그때 내가 아파트를
안 팔고 돈을 더 벌었다면
과연 지금의 나는 더 행복해졌을까?
지금 아는 걸 그때 알았다면
내가 더 좋을까?
솔직히 모르겠다.
돈이 더 생겼다고
나의 행복이 더 커지지 않을 수도 있다.
오히려 추가로 생긴 돈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을 수도 있다.
우리는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늘 아쉬움과 후회를 가지고 살아간다.
그때 안 팔았더라면...
조금만 참았더라면...
하지만 그 길로 갔다고 해서
행복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나 역시도 아쉬움을 가지고
있지만 후회는 하지 않으려고 한다.
지금 걸어온 길도 내가 걸어온 길이기 때문에...
당시에도 많은 고민과 숙련의 시간을 통해
그 선택을 했다.
그 길이 최선이라고 믿었고
후회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거면 족하다.
지나간 날에 후회보다 살아갈 날에 만족하며
사는 편이 훨씬 낫다.
지금 아는 걸 그때 알기보다는
지금 아는 걸 현재에도 잘 써먹길
바랄 뿐이다.
위로스트 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