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길을 피해 원좌포라는 아담한 마을로 들어섰다. 마을을 닮은 자그마한 정자 앞에는 수령 수백 년은 됨직한 보호수가 우람한 체구를 자랑한다.
근처 이 층 돌집에 기와를 얹은 팔작지붕 교회의 구조가 특이하다. 좌포교회다. 교회 앞길에는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하는 “금요일에는 돌아와요” 북 콘서트 장소: 좌포 교회당>이라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너무나 커다란 슬픔이 치유되지 않은 세월호 아픔. 팽목항에서 250여 km 떨어진 전라북도 진안의 작은 마을에서 자식 잃은 세월호 유족들을 위로하는 조촐한 행사를 연다는 것이다. 이분들은 세월호 유족들과 일면식도 연관성도 없을 것이다. 오직 아픔을 함께 나누려는 소박한 마음뿐이다.
저 높은 곳에 계시는 분들은 세월호 참사가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히기만 바란다. 너무 대비된다.
오늘의 이모저모
길가에서 향긋한 꽃내음이 살포시 풍긴다. 복사꽃 향기다. 가까이 다가가니 향이 더욱 매혹적이다. 바로 옆에서 벌이 열심히 일하고 있다. 그 옆에서는 하얀 나비도 나풀거린다. 나는 그저 바라만 볼 뿐이다.
자주 휴식을 취해서 그런가, 발가락 물집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그러나 오른쪽 종아리와 발목 사이 근육이 심하게 땅기고 통증이 계속된다. 숙소에서 손으로 한참을 주무르고 파스를 붙였다. 이것 해결하니 저것이 일어난다. 우리 삶이란 뭐 그런 거 아닌가 싶다. 문제 발생은 살아 있는 생명체 같아서 늘 우리에게 다가온다. 문제해결도 우리의 생활 중 하나로 받아들이는 게 맘 편하다.
오늘 좌포터널을 지났다. 두 번째 터널 통과라서 그런지 지나며 긴장감도 없고 여유도 있다. 학습효과를 톡톡히 본다. 내일은 무주 땅으로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