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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트테라피스트MUN Nov 10. 2024

출퇴근길의 불청객: 무례한 행인들

사과 없는 충돌과 강제 전단지

나를 불편하게 하는 사람들;;

현대 사회에서 인간관계는 끊임없이 복잡해지고 있으며, 많은 이들이 ‘타인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는’ 상황을 경험합니다. 저의 실제 내담자들과의 상담 사례에서 비롯된 이야기를 토대로, 이러한 불편한 사람들의 행동에 숨겨진 심리적 이유를 분석하고, 감정 관리를 통해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14. 출퇴근길의 불청객: 무례한 행인들 (사과 없는 충돌과 강제 전단지)



P님의 고민



저는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30대 초반 P라고 합니다. 

요즘 출퇴근길이 정말 힘들어요. 매일 아침 지하철역에서 겪는 일인데, 사람들이 너무 무례해요. 

특히 나이 좀 있으신 분들이 더 심한 것 같아요. 


제가 지하철을 타려고 하면 뒤에서 갑자기 밀치고 들어오시는 분들이 있어요. 어깨를 세게 치고 지나가면서도 사과 한마디 없이 그냥 가버리시죠.


그런데 요즘 더 짜증나는 건 전단지 나눠주시는 분들이에요. 대부분 중년 여성분들인데, 정말 강압적이에요. 제가 바쁘게 걸어가고 있으면 갑자기 앞을 막아서더니 손으로 제 팔을 잡아요. 그러고는 "이거 받아가"라면서 전단지를 억지로 쥐어주려고 해요. 제가 "괜찮습니다"라고 해도 계속 따라오면서 주려고 하니까 정말 곤란하더라고요.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어요. 평소처럼 바쁜 출근길이었는데, 한 중년 여성분이 갑자기 제 앞을 막아섰어요. 전단지를 주려고 하는데, 제가 "죄송하지만 바빠서요"라고 했더니 오히려 화를 내시더라고요. "젊은 사람이 왜 이렇게 불친절해!"라면서 말이에요. 순간 너무 당황스럽고 화가 났어요. 이런 일들이 거의 매일 반복되니까 아침부터 스트레스 받아요. 


'왜 이렇게 남을 배려하지 않는 걸까?', '나도 저렇게 무심해져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우리 사회가 점점 각박해지고 있나?' 하는 생각까지 들어요.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냥 넘어가자니 너무 억울하고, 뭐라고 말하자니 또 싸움이 날까 봐 걱정되고... 매일 아침부터 이런 일을 겪으니 출근하기가 싫어질 지경이에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까요?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행동의 심리학적 배경



출퇴근길에서 겪는 불편한 상황들은 단순히 개인의 무례함 때문만은 아닙니다. 다양한 심리학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개인공간 침해(Personal Space Invasion)

Edward T. Hall의 근접학(Proxemics) 이론(1966)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만의 개인 공간을 가지고 있으며, 이 공간이 침해될 때 불편함을 느낍니다. 복잡한 도시 환경에서는 이 개인 공간이 자주 침해될 수 있어, 사람들 간의 물리적 접촉이 증가합니다.


비개성화 효과(Deindividuation Effect)

Philip Zimbardo의 연구(1969)는 군중 속에서 개인이 익명성을 느끼고 개인적 책임감이 감소하여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는 붐비는 출퇴근 시간에 사람들이 더 무심하게 행동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주의 편향(Attentional Bias)

Posner & Petersen의 주의 네트워크 이론(1990)에 따르면, 스트레스나 급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주변 환경에 대한 주의력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이는 바쁜 출퇴근 시간에 사람들이 주변을 덜 신경 쓰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세대 간 행동 규범 차이(Generational Differences in Behavioral Norms)

Karl Mannheim의 세대 이론(1952)은 각 세대가 고유한 경험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 행동 규범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는 젊은 세대와 older generation 간의 행동 차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목표 지향적 행동(Goal-Oriented Behavior)

Locke와 Latham의 목표 설정 이론(1990)에 따르면, 명확한 목표(예: 전단지 배포 할당량)가 있을 때 사람들은 그 목표 달성에 집중하여 다른 요소(예: 타인의 불편함)를 간과할 수 있습니다. 이는 전단지를 나눠주는 사람들의 행동을 설명합니다.


사회적 역할 이론(Social Role Theory)

Eagly의 사회적 역할 이론(1987)은 특정 역할(예: 전단지 배포자)에 따라 기대되는 행동이 개인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설명합니다. 이는 전단지 배포자들이 왜 때로는 강압적으로 보일 수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상황적 압박(Situational Pressure)

Lewin의 장 이론(Field Theory, 1951)은 복잡한 환경과 시간 압박이 개인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합니다. 이는 출퇴근 시간의 스트레스 많은 환경이 사람들의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문화적 차이(Cultural Differences)

Hofstede의 문화 차원 이론(1980)은 개인주의 vs 집단주의 문화에서의 개인 공간 개념 차이를 설명합니다. 이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공존하는 도시 환경에서의 행동 차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감정 전이(Emotional Contagion)

Hatfield, Cacioppo, Rapson의 감정 전이 이론(1993)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부정적 감정이 타인에게 전이될 수 있음을 설명합니다. 이는 한 사람의 무례한 행동이 어떻게 연쇄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다양한 심리학적 요인들을 고려하면, 우리가 경험하는 불편한 상황들이 단순히 개인의 무례함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이러한 상황에 대해 더 넓은 시각을 가지고 대처할 수 있게 해줍니다.




감정 관리 솔루션



이 상황을 지나치게 불쾌하게 받아들이지 않기 위해서는 역지사지(Empathy Exercise)의 태도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일부러 부딪힌 것이 아니며, 몸을 부딪히는 순간을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이해하려 노력해 보세요. 또, 너무 많은 감정 소비를 막기 위해 그 상황을 신경 쓰지 않는 훈련도 도움이 됩니다. 출퇴근길을 편안하게 보내고 싶다면, 여유로운 음악을 들으며 마음을 가다듬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자,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타인의 행동을 바꾸기는 어렵지만, 우리의 반응은 조절할 수 있습니다.


공감과 이해

-역지사지(Empathy Exercise): 상대방의 상황을 이해하려 노력합니다. 

-공감적 사고: 상대방에게 급한 일이나 불편한 상황이 있을 수 있음을 고려합니다. 


마음챙김과 자기인식

-심호흡과 마음챙김: 불쾌한 상황에서 잠시 멈추고 깊은 호흡을 통해 현재에 집중합니다.그리고 현재 순간에 집중하며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봅니다.

-감정 인식하기: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인식하고 이름 붙입니다. "나는 지금 화가 난다" 또는 "나는 지금 당황스럽다" 등으로 표현해봅니다.


긍정적 자기대화

-자기 대화: 내면의 목소리로 자신을 진정시키는 긍정적인 대화를 합니다.  "이런 일은 일시적이다", "나는 이런 상황에 동요하지 않을 수 있다" 등의 긍정적인 자기 대화를 합니다.

-재구성(Reframing): 상황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려 노력합니다.    


행동 전략

-적절한 대응 선택: 상황에 따라 조용히 넘어가거나, 부드럽게 주의를 환기시키는 등 적절한 대응을 선택합니다.

-예방적 행동: 혼잡한 시간을 피해 이동하거나, 주변을 더 주의 깊게 살피는 등의 전략을 세웁니다.

-개인 공간 확보: 가능한 경우, 물리적으로 약간의 거리를 유지합니다. 


스트레스 관리

-일상적 스트레스 해소: 운동, 명상, 취미 활동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관리합니다. 

-이완 기법: 점진적 근육 이완법 등을 활용하여 신체적 긴장을 풀어줍니다.


사회적 지지

-경험 공유: 비슷한 경험을 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며 감정을 공유합니다. 

-지지 그룹: 필요한 경우 온라인 커뮤니티나 지지 그룹을 활용합니다.    


환경 조성

-편안한 분위기 만들기: 여유로운 음악을 듣거나 좋아하는 팟캐스트를 들으며 마음을 가다듭니다. 

-주의 전환: 책 읽기나 명상 앱 사용 등으로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립니다.    


자기 돌봄

-충분한 휴식: 적절한 수면과 휴식으로 전반적인 스트레스 내성을 높입니다.      자기 보상: 어려운 상황을 잘 대처했을 때 자신에게 작은 보상을 줍니다.    

-장기적 관점 인내심 기르기: 이러한 상황들이 일시적임을 인식하고 장기적 관점을 유지합니다.      개인적 성장: 이러한 경험을 통해 자신의 감정 조절 능력을 향상시키는 기회로 삼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전략을 상황에 맞게 적용하면, 불편한 상황에서도 감정을 더 잘 관리하고 대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 꾸준히 실천하는 것입니다.




명화 소개



마지막으로, 이 상황을 예술의 눈으로 바라보면 어떨까요?


클로드 모네의 '생-라자르역'(The Gare Saint-Lazare) 시리즈는 우리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관된 작품으로, 현대인의 출퇴근 경험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줍니다. 1877년에 그려진 이 12점의 작품들은 파리의 근대화와 산업화를 상징하는 기차역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모네는 붐비는 기차역의 모습을 통해 당시의 '모던 라이프'를 포착하고자 했습니다. 


증기 기관차, 철골 구조물, 유리 지붕 등 근대적 요소들로 가득한 화면은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는 혼잡한 지하철역과 놀랍도록 유사합니다. 그러나 모네는 이 복잡한 광경을 부정적으로 그리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빛과 대기, 증기가 만들어내는 독특한 분위기에 주목했습니다. 


이 작품들은 혼잡하고 때로는 스트레스 가득한 환경 속에서도 아름다움과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모네의 시선을 통해 우리는 바쁘고 복잡한 일상 속에서도 잠시 멈춰 서서 주변을 관찰하고 감상하는 여유를 가질 수 있음을 배웁니다. 


이 작품은 우리에게 일상의 스트레스 상황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영감을 줍니다. 출퇴근길의 혼잡함과 불편함 속에서도, 우리는 모네처럼 그 속에 숨겨진 아름다움과 의미를 발견하려는 노력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일상적인 스트레스 상황에서 감정적 거리를 유지하고, 더 나아가 그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의 발팽송의 목욕하는 여인 (The Valpinçon Bather)출퇴근길의 혼잡함과 타인의 무례한 행동으로 인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이 그림은 우리에게 내면의 평화를 유지하는 방법을 상기시켜 줍니다. 화면 속 여인의 고요하고 평온한 모습은 외부의 소란스러움과 대비되어, 우리가 어떻게 복잡한 상황 속에서도 감정적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앵그르가 섬세한 붓질로 표현한 여인의 매끄러운 피부와 부드러운 곡선은 시간이 멈춘 듯한 영원한 순간을 포착합니다. 이는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의 중요성을 일깨워줍니다. 마치 이 여인이 외부 세계와 단절된 채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도 혼잡한 지하철이나 거리에서 내적 고요함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특히 타인의 무례한 행동이나 강압적인 전단지 배포 등으로 인해 불편함을 느낄 때, 우리가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힌트를 제공합니다. 여인의 고요한 모습은 우리에게 감정적 동요를 최소화하고, 상황에 휘둘리지 않는 내적 강인함을 기르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발팽송의 목욕하는 여인'은 일상의 소란 속에서도 자신만의 평화로운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의 중요성을 상기시킵니다. 이는 우리가 타인의 행동에 과도하게 반응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조절하며,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내적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 그림이 주는 메시지는 결국 우리의 일상적 갈등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우아한 해답을 제시합니다. 


복잡하고 때로는 무례한 행동들로 가득한 도시 생활 속에서도, 우리는 이 그림 속 여인처럼 고요하고 평온한 내면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자신만의 평화를 찾아가는 지혜를 의미합니다.


결국, 우리는 모두 불완전한 존재입니다. 어쩌면 이런 불편한 마주침들은 우리에게 인내와 이해의 중요성을 가르쳐주는 작은 선생님일지도 모릅니다. 개인의 권리를 존중받으면서도 타인을 배려하는 균형 잡힌 태도가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더 나은 공공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 다음 챕터에서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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