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우리에게 울림을 통해 답을 준다.
시엔느라는 브랜드를 좋아해서 가끔씩 시엔느 사장님의 블로그에 들어가 보곤 한다. 그러다 Book is the answer라는 문장을 발견했다. 인생의 목표가 아직 없다면 책을 읽어서 답을 찾아보라는 이야기였는데 내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나 또한 어떠한 글을 써야 할지 막막할 때 책을 읽기 때문이다.
책은 내 안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모호한 생각들을 끄집어내고 서로 결합시키고 조합해서 하나의 울림을 준다. 그 울림은 내게 영감이 되고 그 영감은 글이 된다. 어렸을 때부터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한 명확한 대답을 하지 못한 채 그냥 읽곤 했는데 이제는 대답을 찾았다. Book is the answer. 책은 울림을 통해 나에게 답을 준다.
그렇다면 책을 읽으며 답을 찾는 방법은 무엇일까? 즉 울림을 얻는 방법은 무엇일까? 미흡하지만 그동안 내가 겪었던 경험들을 돌아보며 정리해 보았다.
먼저 책을 읽을 때 책이 읽히지 않는다면 과감히 다른 책으로 넘어가야 한다. 어차피 읽히지 않는 책을 붙들고 있어 봤자 내 정신은 다른 곳에 가있는다. 그리고 책에는 때라는 것이 존재해서 읽히는 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전에 알베르 카뮈의 책들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에 수차례 도전했었는데 그때에는 한 장을 넘기기도 버거웠다.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게도 알베르 카뮈의 책을 감동 깊게 읽을 순간은 찾아왔다.
때를 찾기 위해서 우리는 일단 책을 읽어야 한다. 그리고 읽히지 않는다면 과감히 넘겨야 한다. 마지막으로 읽힐 때가 올 수 있도록 책을 읽을 수 있는 체력을 매일 길러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운명처럼 내게 다가올 책을 두 팔 벌려 환영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책을 읽기만 하면 안 된다. 나에게 반짝하고 다가오는 울림을 찾기 위해 예민하게 귀를 기울이고 찾아 헤매야 한다. 내 마음의 감동을 찾아야 한다. 내가 찾으려고 해야 감동은 다가온다. 내가 이 책으로부터 무언가 얻어가겠다는 텍스트를 넘어선 열린 마음과, 그 글을 곱씹어 생각해 보는 사유의 시간이 필요하다. 즉 책과 교감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울림이 왔던 문장들에 밑줄을 긋고 그 문장들을 따로 모아 놓고 수시로 볼 수 있어야 한다. 책은 읽힐 때도 존재하지만 내게 울림이 될 때 또한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의 나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나중의 나에게도 도움이 될 문장들을 뽑아내어 정리해 두어야 한다. 마치 일종의 해답집과도 같은 셈이다. 나는 고민이 있을 때나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막막할 때 나의 해답집을 들추어 보면서 시간이 지나서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울림들을 얻곤 한다. 일종의 영감집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렇게 읽어 나갈 때 책은 우리에게 답을 준다.
Book is the answer.
책은 내 머리를 도끼로 찍어내리는 듯한
충격과 울림을 주는 문장을 찾아내는 과정이며
그러한 문장들과 순간들이 모여
내 인생은 풍요로워진다.
책은 도끼다, 박웅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