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대로 살아갈 것
회사에서 화가 나거나 짜증이 나는 경우가 참 많은데 혼자 씩씩거린다고 해서 화가 가라앉지 않는다. 화가 났던 이야기를 동료에게 털어놓는다고 해도 시간이 지난 일을 다시 상기해서 화났던 상황을 설명하면 나만 기분이 안 좋아진다. 결론적으로 상황은 변함없다. 그때 문득 든 생각이 있다. 나는 왜 이렇게 아득바득 화를 내고 있는 것이지?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일들을 왜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것이지?
그렇게 화를 내보아야 네게 무슨 유익이 있느냐.
명상록, 아우렐리우스
회사에서 일할 때도 만만하게 보이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충분히 부드럽게 말할 수 있지만 퉁명스럽게 응수했다. (예를 들면 '~', '!' 없이 '.' 로만 대화하는 것이다.) 딱딱하게 논점만 말해야 일을 잘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주변의 일 잘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친절했고 부드럽고 매끄럽게 상황을 넘겼다. 일도 결국은 사람과 사람이 하는 것인데 딱딱한 모습 속에 숨어서 일하는 것은 마치 도망자와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두려워하거나 슬퍼하거나 분노하는 자는 도망자다.
명상록, 아우렐리우스
처음 입사했을 때 팀에서 나를 유난히 싫어하는 분이 계셨다. 그때 무슨 이유로 나를 싫어하셨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분과 일하기 싫어 다른 팀으로 이동했다. 그래서 초반에는 그분과 마주칠 때마다 무서웠고 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같은 팀도 아닌데 내가 왜 그분을 계속 무서워해야 하고 싫어해야 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오히려 지난 일을 잊고 당당해지자 싶었다. 우연히 함께 일하게 됐을 때에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일하려고 노력했다. 그랬더니 더 이상 내 욕을 한다는 소문도 들려오지 않았다.
최고의 복수는 너의 대적과
똑같이 하지 않는 것이다.
누군가가 나를 경멸한다면,
그것은 그 사람이 알아서 할 일이다.
내가 할 일은 경멸받을 만한 말이나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다.
네가 어떤 것들에 대해 선하다거나
악하다는 판단 자체를 하지 않는다면,
비뚤어진 시각을 지닌 자들을 용납하기가
한층 더 쉬워질 것이다.
명상록, 아우렐리우스
나에게 억울하거나 안 좋은 일이 생겼을 때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다. 처음 들어간 팀에서 9개월 동안 팀장이 5번이 바뀌고 그중 나를 이유 없이 싫어하는 팀장이 있는 것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두 번째 들어간 팀에서 나를 받기 싫었음에도 인사팀에 의해 강제로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그 팀장님의 인정을 받아야 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4년이나 일한 팀에서 갑자기 본부가 사라졌다는 이유로 세 번째 팀으로 가는 상황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 상황들은 나에게 어떠한 감정이 없다.
너에게 일어나는 일들에 대하여
화를 내는 것은 아무 쓸데없는 짓일 뿐이다.
그 일들은 네게 아무런 감정도 없기 때문이다.
명상록, 아우렐리우스
그렇다면 회사에서 화를 내지 않는 방법은 무엇일까? 나는 나대로 살면 된다는 것이 아닐까?
나는 나에게 벌어지는 일들을 감당할 수 있고, 나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고, 오직 선을 행할 수 있으며, 공동체를 위하는 일을 혼자 하는 것에 억울해하는 것이 아니라 편안해 할 수 있고, 하나님이 기뻐하는 일들만을 행하고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 능력대로 살아가면, 나는 나대로 살아가면 회사에서 더 이상 화를 내지 않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우리에게 그때가 올 때까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오직 신을 공경하고 찬양하며,
사람들에게 선을 행하고
사람들을 용납하고 감당하는 것 외에는 없다.
너의 모든 생각을 신에게 집중한 채로
하나의 공동체를 위한 행동을 한 후에
또 다른 공동체를 위한 행동으로 옮겨가는 식으로
끊임없이 공동체를 위해 일하는 것을
너의 기쁨으로 삼고 거기에서 안식을 누려라.
인간에게는 신이 인정하고
기뻐하는 일들만을 행하고,
신이 각 사람에게 할당해 준 모든 것들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