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소리

2025년 5월 8일 목요일 오늘

by 헤레이스
이순옥 글그림 | 길벗어린이 |


5월 8일 목요일 오늘.

일주일을 지낸 친정엄마가 여수로 내려가는 날이다. 바쁘신 친정아빠는 일주일을 혼자 지내시며 하루에도 전화를 몇번을 하셨는지 모른다. 어버이날이 있어서 오셨던 건 아니다. 이전에는 거의 달에 한번씩은 오셨는데 나의 일터가 바뀐 이후로 오랜만에 엄마도 바람도 쐴 겸 오셨다 내려가신다.





오늘은 엄마소리를 읽는다. 이순옥 작가님의 책은 무조건이다. 나오자마자 구매하고 읽고 또 읽고 다시 책에 나오는 그 소리를 기억하고 더듬으며 눈가도 촉촉해졌던 책이다. 엄마를 기차역에 모셔다 드리고 오는내내 머리 속에서 엄마소리 책이 떠나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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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엄마는 음식을 참 잘하신다. 물론 칠십이 넘으신 지금도 요리는 그야말로 뚝딱뚝딱 잘 하신다. 그런데 몇 년전부터는 음식하는 것도 귀찮고 힘들고 간도 못 맞추겠다 하신다. 하지만 손녀들과 자식들에게는 아직도 최고의 맛집이다. 외손녀 셋, 친손녀 둘. 손자는 없다. 그래서 가장 어린 8살 조카가 할머니는 손녀분식을 내면 엄청 잘되겠다고 부추기까지 했단다.


여전히 철에 맞는 김치(물갓김치, 파김치, 물김치 등등), 싱싱한 생선(서대, 고등어, 갈치, 돌돔, 민어 등등), 그리고 각종 반찬들이 아이스박스 가득 택배로 온다. 택배가 오는 날은 나보다 남편과 아이들이 더 좋아한다. 그렇게 냉장고를 가득 채우고 비워질때마다 아쉬워하게 되는 엄마의 음식들. 그 음식들이 만들어질 때 소리는 멀리 있어도 나는 들리고 느낄 수 있다.


엄마만큼의 솜씨는 흉내내기도 어려워 나는 엄마가 오시면 집밥이 아닌 특별식으로 늘 대접한다. 여수가면 거의 먹지 않을 음식들. 고기는 평생 거의 안 드시고 사셨던 아빠 덕에 고기도 자주 못 드신다. 그래도 딸이라고 바로 옆에 사는 아들내미는 별미를 사다주는 일이 그리 흔치 않다.


울엄마의 최애 음식은 순대다. 서울만 오시면 꼭 그 집. 엄청 두꺼운 찰순대를 꼭 드신다. 그리고 너무 맛있다며 엄마의 처녀적 이야기를 하신다. 그렇게 하고 싶은 것들을 하고 내려가신 엄마가 있어서 참 감사한 하루다.아직은 엄마와 추억을 나눌 수 있어서 행복했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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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엄마소리는 뚝딱뚝딱 이다. 나의 세 딸도 엄마는 뭐든 금방 뚝딱 한다고 말해준다. 맛은 닮지 못했어도 뚝딱뚝딱 해내는 건 닮았다며 흐뭇해 하는 나를 본다.



내 삶을 응원하던 소리



저녁에는 시엄마에게 가서 남편의 엄마소리 추억을 찾아주려 한다. 여수엄마아빠, 서울엄마아빠 모두 건강만 하시길 기도하는 오늘이다.




오늘은 같은 여자로서 엄마들은 사랑할 수 있게 된 나를 사랑합니다. 나도 내 딸들에게 어떤 소리로든 추억이 되고 행복이 되는 소리를 남겨주기 위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다독입니다.



오늘기억연구소(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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