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로딩 중... 08화

현실적 조언이라는 가면을 쓴 무례함

그냥 제가 쓰고 싶은 건데요

by 해차

읽고 싶은 마음에 한가득 책장에 꽂아둔 아직 읽히지 못한 책들이 있다.

그중 책상에 넷.

그중 펼치지 못한 책 둘, 읽다가 덮은 책 둘.

언제나 그렇듯 시작도 끝도 애매한 경지의 나의 욕심들의 형태이다.

- 일기장 속 글들 중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단 한 번도 내가 책을 읽는 것을 남들 앞에서 보이거나, 작성한 글을 공개적으로 게시한 적은 없었다. 브런치가 내가 쓰고 게시하는 첫 번째 플랫폼이다. 언젠가는 수많은 글들이 모여 한 권의 책으로 엮였으면 하는 마음은 크다.


지금껏 독서와 글쓰기를 드러내지 않았던 이유는 한 가지이다. 바로 주변 사람들의 시선 때문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던 성격으로 인해 부끄러움이나 두려움이 쉽게 들곤 했다. 이유는 이러하다.


"너 독서해? 에세이 책이나 감성 글귀 책 같은 거 보면서 책 읽는다고 아는 척하는 거 아니지?"

"고전 문학은 읽어봤어? 역사에 관한 책은? 생산적인 걸 읽어야지. 인문학이나 자기 개발서 같은 거"


"글을 쓴다고? 작가 등록이 된 거야? 아니면 취미? 일기 쓰는 거 가지고 글 쓴다고 하는 거 아니지?"

"책을 쓰고 싶다고? 음 그건 모든 사람의 버킷리스트 같은 거 아니야?"


물론 위와 같은 말을 직접적인 언어로 말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간혹 가다가 만나는 그런 무례한 사람들 때문에 내가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 숨겨왔다.

숨기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나는 독서와 글을 쓰는 것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이야기하며 스스로를 낮춰 가끔은 먼저 조금은 무식한 사람이라고 애써 웃으며 말했던 적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걸 당당하게 해도 되는 세상에서 무엇이 두려워서 도전을 꺼려하는 걸까.

서로가 서로에게 직설적이고 배려심이 부족한 말들이 어째서 현실적 조언이라는 가면을 쓰고 그 무례함을 덮어 버리는 걸까. 하고 싶은 걸 하자. 주변사람들의 무례한 말에 너무 귀 기울이지 말자. 그리 생각한다. 그래도 생각처럼 되지 않는 것이 마음인지라 미숙한 나의 글들에 아직은 부끄러움이 앞선다.


그래도 멈추지 말자. 그 꾸준함이 나에게 주는 가치는 분명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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