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해는 지친 빛을 접고
달력 끝에 한숨을 걸어 둔다.
바람은 묵은 기억을 털어내고
별들은 조용히 어둠을 엮는다.
시간의 강가에 선 우리는
흩어진 날들을 주워 담는다.
후회의 그림자, 희망의 잎새
손끝에서 한 줌의 무게로 남아.
새해는 닫힌 문 뒤에서
낯선 노래를 부른다.
빈 페이지에 첫 줄을 쓰듯
우리의 발걸음은 조심스레 번진다.
시간은 멈추지 않으니,
우리는 흐름 속에 몸을 싣고
바람이 부는 쪽으로,
빛이 흐르는 쪽으로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