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울 위에서

by 현수

한쪽엔 금빛 사슬, 반짝이는 유리잔,

다른 쪽엔 눈 감은 나무의 숨결.

저울은 기울지 않는다.

아직 아무것도 올리지 않았으니까.


사슬을 쥐면 손끝이 무거워지고,

유리잔을 들어 올리면 그 속이 텅 비어 있다.

나무를 안으면 마음이 바람에 흔들린다.

어디로 기울어도 잃는 것이 있다.


나무 아래 앉아 바람을 느끼면서도

저 멀리 빛나는 것을 보게 된다.

그저 바라볼 뿐,

그러나 완전히 등지지는 못한다.

이전 16화희망의 불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