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이라는 무대와 생계라는 희극 (2)

by DEMIURGOTH


하녀 쥘리엔느가 남긴 오만한 잔상과 분수대 옆 아낙네들의 저속한 속삭임이 채 가시기도 전에, 마리안느의 시야에는 또 다른, 이 광장의 풍경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등장했다. 그는 마치 잘 숙성된 포도주 통처럼 위풍당당한—혹은 그저 살이 뒤룩뒤룩 찐—몸집을 자랑하며 군중 사이를 유유히, 아니 어쩌면 약간은 뒤뚱거리며 나아오고 있었다. 깨끗하게 세탁되었으나 그의 풍만한 복부를 온전히 감추지는 못하는 검은 사제복, 목에는 번쩍이는 은 십자가(진짜 은인지는 의심스러웠지만), 그리고 기름진 음식을 탐닉한 결과인 듯 번들거리는 피부와 만족스러워 보이는 표정까지. 그는 바로 이 교구의 정신적 지주이자, 동시에 세속적인 욕망에도 충실하신 사제 기욤이었다.


그가 지나가는 길목마다, 상인들은 마치 해바라기가 태양을 향하듯 일제히 그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허리를 굽혔다. 푸줏간 주인 자크는 가장 살코기가 많은 부위를 들어 보이며 아첨했고, 채소 장수 마르고 할멈은 주름진 손으로 그의 옷자락이라도 만지려는 듯 경건한 시늉을 했다. 기욤은 그 모든 아첨과 경의를, 마치 당연히 받아야 할 세금이라도 되는 양, 너그럽고 인자한 미소로 화답했다. 물론, 그 와중에도 그의 작은 눈은 매 순간 주변 좌판의 가장 먹음직스러운 물건들을 재빠르게 스캔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는 마치 신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품질 검사관처럼, 이따금씩 멈춰 서서 과일 하나를 집어 맛보거나, 빵 한 조각을 떼어먹으며 축복의 말을 건네곤 했다. 물론, 그 대가는 치르지 않았다. 신의 종에게 바치는 작은 정성이라 여기는 것이 상인들의 미덕이었으니까.


마침내, 그의 발걸음은 마리안느의 좌판 앞에 멈춰 섰다. 그는 잠시 마리안느의 얼굴을, 마치 길 잃은 양을 발견한 목자처럼 자애롭게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의 시선은 이내 그녀의 얼굴을 지나쳐, 좌판 위 가장 붉고 탐스럽게 익은 사과들에 고정되었다. 그의 입가에는 거의 알아차리기 힘든 미세한 만족감, 혹은 식욕의 그림자가 스쳐 지나갔다.


"오, 마리안느 자매여,"


그의 목소리는 미사 집전 때의 엄숙함과는 달리, 마치 따뜻한 꿀물처럼 달콤하고 부드러웠다. 그러나 그 속에는 은근한 압력과 계산이 숨겨져 있음을 마리안느는 본능적으로 감지했다.


"오늘도 주님께서 내려주신 이 귀한 결실들을 가지고 광장에 나왔구려. 참으로 그분의 은총은 놀랍고도 풍성하도다! 보아라, 이 사과의 빛깔은 마치 주님의 사랑처럼 깊고 붉지 않은가!"


그는 찬사를 늘어놓으며,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좌판에서 가장 크고 좋아 보이는 사과 하나를 자연스럽게 집어 들었다. 마치 오랫동안 그 사과가 자신을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그는 그것을 들어 올려 햇빛에 비춰보는 척하며 감탄하는 시늉을 하더니, 이내 자신의 두툼하고 깨끗한(노동과는 거리가 먼) 손바닥으로 사과의 표면을 정성스럽게 문질렀다. 그리고는 마치 성찬 예식이라도 거행하듯 경건하게, 그러나 실은 게걸스럽게 한입 크게 베어 물었다. '아삭!' 하는 소리가 광장의 소음 속에서도 유난히 선명하게 들렸다. 과즙이 그의 입가에 살짝 흘렀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우물거리며 사과를 음미하는 척 잠시 눈을 감았다.


"음, 실로 천상의 맛이로다! 주님의 솜씨는 이 미천한 과일 하나에도 이토록 완벽하게 깃들어 있구나!"


그는 눈을 뜨고 마리안느를 다시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여전히 인자함이 어려 있었지만, 그 너머에는 다른 의도가 번뜩이고 있었다.


+"하여, 마리안느 자매여. 이토록 귀한 주님의 선물을 홀로 독차지하는 것은 그분의 뜻에 어긋나는 일이 아니겠소? 그대의 풍성한 과수원에서 난 결실의 십일조를 교회에 봉헌하는 것이야말로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길이요, 또한 그대의 영혼에 축복을 쌓는 길임을 정녕 모르는가? 지난번에도 내가 이리 권고하지 않았소? 어찌하여 아직도 그대의 마음은 돌처럼 단단한 게요?"


그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그 내용은 명백한 압박이었다. 마리안느는 그의 뻔뻔스러운 위선과 노골적인 탐욕에 속이 뒤틀리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잠시 그의 기름진 얼굴과 그가 게걸스럽게 먹고 있는 자신의 사과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그녀의 입술이 달싹였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깊고 흔들림 없는 눈빛, 그리고 굳게 다문 입술이 그녀의 대답을 대신하고 있었다. 침묵, 그것은 그녀가 가진 가장 강력하고도 유일한 저항의 무기였다.


기욤은 그녀의 완고한 침묵 속에서 익숙한 거절의 의사를 읽었다. 그의 미간에 아주 잠시, 짜증과 불쾌함이 스쳐 지나갔다. 이 고집 세고 무례한 여자는 언제나 이런 식이었다. 감히 신의 종의 권고를 무시하고, 그 자비로운 제안을 거절하다니! 그는 속으로 다음 주일 미사 때 '탐욕과 불경함, 그리고 교회에 대한 의무를 저버린 자들의 비참한 말로'에 대한 설교를 준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겉으로는 다시 인자하고 자비로운 사제의 가면을 완벽하게 고쳐 썼다.


"허허, 아직 그대의 마음이 열리지 않았나 보구려. 하지만 주님의 인내심은 깊고 그 사랑은 무한하니, 나는 그대의 영혼을 위해 계속 기도할 것이오. 부디 주님의 은총이 그대와 함께하기를."


그는 마지막 남은 사과 조각을 입에 털어 넣고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혹은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을 받았다는 듯 의기양양하게 돌아서서 다음 좌판으로 향했다. 그의 육중한 뒷모습은 어쩐지 방금 전보다 더 살쪄 보였다. '주님의 은총이 아니라 당신의 늘어나는 뱃살이 함께하겠지.' 마리안느는 그의 멀어지는 등을 향해 차갑게 속삭였다. 신성 모독적인 생각이었지만, 그녀는 조금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다. 그녀에게 있어 진짜 신성 모독은, 저렇게 신의 이름을 팔아 자신의 배를 채우는 자들의 존재 자체였으므로.


바로 그 순간, 기욤 사제의 위선적인 축복이 채 끝나기도 전에, 광장의 다른 한쪽에서 예상치 못한 소란이 터져 나왔다. 얼간이로 소문난 이웃 농부 마티유가, 건초 값을 제대로 쳐주지 않는다며 곡물 상인과 멱살잡이라도 할 듯 얼굴을 붉히고 싸우는 데 정신이 팔린 사이, 그의 충실한 동반자이자 유일한 재산 목록 1호인 당나귀 녀석이 자유를 향한 오랜 갈망이라도 터뜨린 듯, 느슨해진 고삐를 끊고 유유자적 광장을 활보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 짐승은 천성적으로 영리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식탐이 강한 것인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곧장 신선하고 달콤한 냄새가 풍겨오는 곳—바로 마리안느의 좌판—을 향해 어슬렁거리며 다가왔다.


그 당나귀는, 아아, 실로 미식가적 취향을 지녔음에 틀림없었다! 녀석은 좌판 위의 수많은 사과들 중에서 정확히, 조금 전 사제 기욤마저도 탐내던 바로 그 자리에 놓여 있던, 하녀와 사제가 고른 것 다음으로 크고 붉으며 완벽하게 익어 달콤한 향기를 풍기는 최상품 사과 하나를 표적으로 삼았다. 긴 목을 쭉 뻗어, 마치 오랜 연인에게 입 맞추듯 부드럽게, 그러나 단호하게 그 사과를 덥석 물었다! '콰직!' 하는 소리가 어찌나 경쾌하고 시원하게 울려 퍼지는지, 잠시 동안 광장의 모든 소음이 멎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마리안느는 순간 어이가 없어, 마치 꿈이라도 꾸는 듯 그 기막힌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저 순진무구한 눈망울의 짐승은, 제 딴에는 최고의 행운을 잡았다는 듯 만족스럽게, 그리고 조금은 게걸스럽게 그 귀한 사과를 우적우적 씹어 삼키기 시작했다. 과즙이 녀석의 턱밑으로 흘러내렸고, 탐스러운 붉은 껍질 조각들이 바닥에 후두둑 떨어졌다.


"앗! 저런, 저런! 맙소사! 네 이놈의 짐승!"


뒤늦게 제 당나귀의 만행을 발견한 마티유가 경악하며 달려왔다. 그는 이미 반쯤 먹어 치워진 사과와 망연자실한 마리안느의 얼굴을 번갈아 보며 안절부절못했다. 그는 당나귀의 등짝과 머리를 사정없이 후려치며 욕설을 퍼부었다.


"이 빌어먹을 녀석! 내가 너 때문에 못 살아! 이게 얼마짜리 사과인 줄이나 알고!"


그리고는 다시 마리안느를 향해 거의 울상이 된 얼굴로 사과했다.


"아이고, 마리안느! 정말 면목 없소! 내가 잠깐 한눈을 판 사이에 이 녀석이… 용서하시오, 제발! 내가 꼭 갚으리다!"


그는 허둥지둥 품속을 뒤져 낡은 가죽 주머니를 꺼내더니, 그 안에 든 동전 전부를—그래 봤자 몇 푼 되지 않는 작은 액수였다—마리안느의 손에 억지로 쥐여주었다. 그의 얼굴에는 진심으로 미안해하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그가 내민 보상은 방금 당나귀가 먹어 치운 사과 한 알 값에도 턱없이 부족했다. 그는 연신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고는, 여전히 불만스럽게 입을 오물거리는 당나귀를 질질 끌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


마리안느는 손바닥 위의 몇 푼 안 되는 동전과, 당나귀가 남기고 간 처참한 사과의 잔해, 그리고 바닥에 흥건한 끈적한 침 자국을 말없이 내려다보았다. 그녀는 화가 나기보다는 차라리 허탈했다. 이것이 그녀의 일상이었다. 귀족 하녀의 오만함, 사제의 위선적인 탐욕, 그리고 이웃의 어리석음과 그로 인한 어처구니없는 손해. 이 모든 것이 뒤섞여 돌아가는 혼돈의 소용돌이. 그녀는 낡은 헝겊을 꺼내 들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묵묵히 당나귀의 침 자국과 사과 찌꺼기를 닦아내기 시작했다. '결국 인간이나 짐승이나 제 욕심 채우기에 급급한 것은 마찬가지 아닌가. 하긴, 저 당나귀는 적어도 제 행동에 대해 변명하거나 신의 뜻을 운운하지는 않으니, 어떤 면에서는 저 사제 나으리보다 훨씬 정직하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군.' 그녀는 자조적인 쓴웃음을 삼켰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그녀의 삶처럼, 이 광장의 하루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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