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도 음식 이야기
에도 음식의 사천왕’이라고 불리는 음식을 아시나요?
이 질문에 정답은 바로 ‘장어, 스시, 덴푸라, 소바’이다. 이 4가지 음식(이하, 사천왕식)은 현재 일본인이 좋아하는 가장 대중적인 음식이다.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먹어 봤을 요리로, 집에서 먹는 것보다 외식으로 즐기는 경우가 많은 음식들이다. 사천왕식은 에도시대 이전부터 먹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장어의 경우, 조몬 시대의 유적에서 그 뼈가 출토된 것을 보아, 적어도 4000년 전부터는 먹기 시작했을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에도 음식의 사천왕’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현재의 먹는 방법으로 완성된 것이 에도시대였기 때문이다.
장어는 ‘장어구이’로, 스시는 손으로 쥔 밥 위에 회를 얹어 먹는 ‘니기리’ 방식으로, 소바는 얇고 길게 만들어 후루룩하고 빨아들일 수 있는 ‘소바키리’ 면으로, 덴푸라는 튀김옷을 입혀 튀기는 ‘쓰케아게’로 각각 발전해 왔다. 이 사천왕식에서 오늘은 우나기, 장어 이야기이다.
일본인은 우나기(장어구이)를 매우 좋아하는데 세계에서 유통되고 있는 장어의 약 70%를 일본인이 소비하고 있을 정도이다. 그렇다면 일본인은 왜 이렇게까지 장어를 좋아하는 것일까? 도쿄의 니혼바시를 소개하는 사이트에서 찾아보면 장어구이의 조리 방법에 그 비밀이 있다고 한다.
장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해외에서도 즐겨 찾는 메뉴이다. 훈제로 조리하거나 새끼 장어인 백자를 요리하는 나라도 있지만, 일본 이외의 나라 조리법은 대부분 장어를 통째로 잘라서 굽거나 익혀서 먹는다. 물론, 어느 나라의 장어 요리든 각 나라의 역사와 문화가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그 요리 나름의 맛이 있다.
일본 장어구이의 조리 방법 가운데 최대 특징은 배를 가르는 작업이다. 그 길고 매끄러운 장어를 매우 경쾌한 손놀림으로 재빠르게 그리고 깔끔하게 가른다. 이렇게 배를 가르면 소스도 잘 흡수된다. 이 장어구이의 소스 또한 일본인이 정말 좋아하는 달짝지근한 맛의 소스이다. 간장과 미림 또는 설탕을 혼합한 달달한 소스는 장어라는 강렬한 식재료와 정말 잘 어울린다. 이런 장어구이 요리를 가바야키( 蒲焼, かばやき)로 부른다.
달짝지근한 소스를 발라 숯불로 구운 장어구이는 일단 그 향기가 식욕을 자극한다.. 달달한 소스를 두른 향긋한 장어구이는 밥과의 궁합이 최고이다. 밥 위에 장어구이를 얹은 우나동이나 우나주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에게 사랑받는 음식이다.
일본에서 장어를 먹기 시작한 것은 대략 4000년 전부터라고 하는데, 본격적인 음식 문화가 된 것은 에도시대부터이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시대에 에도만의 간척에 의해서 많은 습지가 생겨 장어가 대량으로 정착한 결과, 노동자의 식사(잡어)로서 꼬치에 꿰어 소바등과 같이 포장마차에 의한 서서 먹는 간단하게 제공되는 염가의 가벼운 식사로서 먹게 되었다. 현재 전해지는 조리방법은 1700년경 등장했지만 양념에는 그 당시에는 아직 된장이나 식초를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시모소국 노다(현재의 치바현 노다시)와 조시(현재의 치바현 조시시)에서 만들어지는 관동 간장의 보급에 맞추어 간장을 사용한 가바야키가 등장하게 된다. 양념장이 등장하기 이전부터 장어는 먹었지만 앞서 말한 대로 조리법은 소금구이나 된장구이였다.
간장을 이용한 조리법으로 간장 가케야키가 있었지만 그 조리법으로는 장어에서 우러나오는 기름 때문에 간장이 튀어 속까지 스며들 수 없다. 가바야키의 탄생에는 간장, 미림, 술, 설탕 등 단맛 조미료의 보급과 동시에 살아있는 장어를 해체하는 기술이 없으면 완성할 수 없었다고 한다.
1728년에 출간된 요리망목조미초에는 간장과 술을 사용한 것이 기록되어 있어 맛은 현재의 맛에 가까웠다고 알려져 있다. 1800년에 출판된 『만보요리 비밀상자万宝料理秘密箱』에서도 간장이나 술을 사용한 것을 볼 수 있으며, 양념장을 사용한 가마야키의 제조법이 확립된 것은 에도시대 중기 이후라고 한다.
1750년경에는 노천의 장어집은 에도의 고토구 후카가와 부근에도 여러 채가 영업하고 있었다. 겐로쿠 때에는 에도에서 장어 가게 장사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문화, 분세이 시대에 현대 일식이 완성되면서 장어, 튀김, 초밥 등이 대중에게 유행했다. 그 유행은 '에도마에 오가바야키반즈케江戸前大蒲焼番付'라는 가바야키야를 소개하는 책이 발매될 정도였다.
우나동うなどん
달달한 소스를 두른 장어구이는 밥과 정말 잘 어울린다. 그러면, 밥 위에 장어구이를 얹는 이른바 ‘우나기메시’, ‘우나동’은 언제 등장한 것일까? 시기는 대체적으로 1804-1818년이었고 이렇게 먹는 방법을 창안한 것은 오쿠보 이마스케(大久保 今助 1757-1834)라고 하는 인물로, 뜻밖에도 장어 가게가 아닌, 에도 사카이초(현재의 도쿄도 주오구 니혼바시 닌교초)의 나카무라자中村座의 소유주였던 사람이다.
이마스케는 장어를 매우 좋아해서 연극이 상연되는 동안에는 배달해서 먹곤 했는데, 한 번은 식사 시간이 늦어지면서 장어구이가 식어 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극장 사람에게 뜨거운 밥 한 공기를 가져다 달라고 한 후, 그 위에 장어구이를 얹어서 먹었는데 그 맛의 조화가 일품이었다. 나중에는 이 방법을 흉내 내는 사람까지 나타나 결국에는 이마스케가 장어구이를 먹으러 다녔던 ‘오노야’라고 하는, 역시 지금의 니혼바시 닌교초(당시에는 후키야초라고 했다. 사카이초의 근처)에 있는 장어 가게에서 ‘우나기메시’라는 이름으로 팔기 시작했다.
이것이 호평을 받자, 단번에 에도 전 지역의 장어 가게에서도 ‘우나기메시’를 팔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오노야라고 하는 가게는 태평양 전쟁 후의 시기까지 있었다고 한다. 도쿄를 여행한다면 꼭 장어 전문 요리점인 우나기야에서 장어를 맛보기를 바라며 오늘의 에도이야기는 여기까지...
*도쿄 이야기에서는 매주 1편씩 연재 합니다. 한 주는 도쿄의 역사에 관련된 이야기를, 또 한 주는 도쿄의 문화, 여행 스팟에 대해 연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