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히본선으로 떠나는 여행
여행 4일째 오전에 미스미선을 통해 미스미서항을 다녀왔다. 당초 여행계획에는 미스미에서 11시 59분에 출발하는 열차를 타고 구마모토로 돌아오는 것이지만 예정에 없던 미스미서항을 다녀오는 바람에 미스미에서의 출발은 12시 31분, 구마모토 도착은 13시 24분이었다.
아소보이 あそぼ ー い의 출발은 13시 54분... 점심을 제대로 챙겨 먹을 여유가 없었다. 역에서 내리자마자, 아소보이가 출발하는 승강장으로 가서 아소보이의 외관 및 내부를 촬영하기에도 바빴다. 이제 특급 열차 아소보이를 타고 떠나는 여행을 시작할 것인데, 일단 아소보이가 운행을 하는 호히본선 豊肥本線이 어떤 노선인지 잠깐 알아보고 가자.
호히 본선( 豊肥本線)은 오이타현 오이타시 오이타역大分駅으로부터 구마모토현 구마모토시의 구마모토역 熊本駅에 이르는 총 연장 148km의 철도 노선으로 또 다른 이름으로는 아소고원선阿蘇高原線이라는 애칭이 있다. 이 호히본선은 큐다이본선(久大本線 후쿠오카현 구루메-오이타현 오이타역을 운행하는 노선)과 더불어 규슈를 가로 방향으로 횡단하는 두 개의 철도 노선 중의 하나이다. 노선명은 기종점 율령국인 부젠국, 히고국에서 따온 것이다.
전체 구간 중 오이타大分 - 다마라이玉来 구간은 일본국유철도의 이누카이 게이벤선(후에 이누카이 선犬飼線大分 - 玉来으로 개칭)으로, 미야지宮地 - 구마모토熊本 간은 미야지 게이벤 선(후에 미야지 선宮地線 宮地 - 熊本으로 개칭)으로서 양 노선 모두 1914년에 개통했다. 또한 현재 미나미아소철도 南阿蘇鉄道구간이 다테노 - 다카모리 구간도 미야지 선의 지선으로서 개업했다.
자, 이 철도 여행기를 읽을 때 무슨 무슨 노선이 언제 개통되었다, 혹은 무슨 역과 무슨 역 이렇게 나열하다 보니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있어서, 그림을 더 추가했다. 호히 본선은 오이타현과 구마모토현 양쪽에서 철도를 건설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어느 나라이던지 근대화 과정에서 가장 먼저 착수한 것이 철도, 도로 개설이다. 그러나 건설 공법과 기계가 발달한 오늘날에는 도로 개설이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지만 1910년대에 도로를 뚫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사람이나 화물을 대량으로 수송할 수 있는 철도를 놓은 일에 우선순위를 되게 되었다. 자, 1910년대로 돌아가서 앞서 말한 대로 오이타현과 구마모토현은 각기 철도를 놓으려고 회사를 만들었지만 자금이나 기술적인 측면에서 실패하고, 결국 국가가 나서 양쪽에서 철도를 놓기 시작했다. 오이타현 쪽에서는 오이타에서 타마라이까지, 구마모토현에서 구마모토에서 미야지까지 공사를 하면서 완공시켰다. 이제 남은 것은 타마라이에서 미야지 구간인데, 이 구간이 바로 규슈에서 제일 험한 산악지역이자 화산지대인 아소지역이다. 난공사였던 것이다 마지막 구간인 타마라이 - 미야지 구간이 개업해 오이타 - 구마모토 구간이 전노선 개통한 것은 1928년으로, 그때 미야지 선 ·이누카이 선을 합쳐서 호히본선이 되었다. 그리고 다테노 - 다카모리 구간의 미야지 선의 지선은 다카모리 선이 되었고 이 노선은 지금 미나미아소철도가 되었다. 이 노선은 구마모토 평야에서 아소 고원으로 진입하기 때문에 고저차를 극복하기 위해 스위치백이 있으며 아소 고원에 진입한 후에는 아소 화산군과 분지를 흐르는 강 등 좋은 경치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산간지대를 달리기 때문에 재해에 취약하다는 약점이 있는데, 1990년 7월 미야지-오가타 사이 46.9km 구간이 집중호우로 인해 불통된 후 전 구간 통행재개까지 무려 1년 3개월 반이 걸렸으며, 1993년 9월 오가타-미에마치간 11.6km가 태풍으로 발생한 산사태로 불통된 후 전 구간 통행재개까지 8개월이 걸렸다.
2000년대에 들어서 2004년 9월에 미에초 - 분고키요카와 구간의 모모에다 터널이 토사 붕괴에 의해 불통이 되어, 그해 12월의 복구까지 버스에 의한 대행 운전을 실시했다. 이후 2012년 7월 12일 규슈 북부 호우는 이 노선에 심각한 피해를 발생하게 했는데 특히 다케다 - 미야지 구간의 피해가 극심하여 (위의 사진에 나오는 사카노우에 터널 함몰 및 터널 내부 궤도가 수압에 의해 밀려 나옴, 교량 유실 등), 2013년 8월에서야 복구가 완료되었다. 2016년 4월, 구마모토 대지진으로 선로 일부가 유실되었다. 아소대교 삼거리 배후에 있는 산이 산사태로 무너지면서 삼거리 옆으로 지나가던 선로도 같이 무너졌고 복구공사가 시작되어 2016년 6월 29일. 아소-분고오기 구간 운행 재개했다. 이후 4년이 지난 2020년 8월 8일에 나머지 구간의 운행을 재개했다.
이 노선을 전구간 운행하는 열차는 규슈횡단특급밖에 없다. 나의 호히본선 여행계획은 구마모토에서 출발해서 미야지구간을 오가는 관광특급 아소보이를 타고 가다 다테노에서 내려서 미나미 아소철도를 이용하여 종점인 다카모리까지 다녀오는 여정이었다.
자, 이제 아소보이 あそぼ ー い를 살펴보자.
특급 아소보이"あそぼい!"는 1988 년 - 2010 년에 구마모토 역 - 미야지역 사이에 운행되었던 관광열차 아소 BOY, 아소 1962의 후속열차로 2011년 6월 4일부터 운행을 시작했다.
SL아소 BOY는 1988년부터 2005년까지 운행한 증기 기관차이다.
아소 1962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운행한 열차이다.
현재의 아소보이가 달려가는 모습이다. 이제까지의 규슈의 관광열차들이 호화로운 모습을 가지고 있음을 봐왔지만, 아소보이도 그에 못지않다.
출발 전 플랫폼에 들어와 있는 아소보이의 모습이다.
하얀 쿠로짱 시트이다. 항상 창가 쪽에 어린이가 앉도록 설계되어 있는 패밀리석이다.
아이들이 뛰놀 수 있게 만든 나무공 풀..
쿠로카페, 아이들을 배려해서 카운터가 낮다. 정말 일본인들 다운 세심함이다.
파노라마좌석이다. 이곳에서 전면의 차장밖으로 풍경을 볼 수 있다.
라운지이다.
열차의 외부에 그려져 있는 것은 이 열차의 캐릭터인 검은 강아지 쿠로짱이다.( 내외부에 그려져 있는 쿠로짱의 포즈는 모두 101개) 쿠로짱의 본명은 아소쿠로몬, 구로카와 부근에서 태어난 검은 개 2세로 설정되어 있다.
아소보이あそぼい!"의 운행 개시 후 2011년 7월에 아소역 명예역장에 취임하여 개찰구내에 검은 역장실이 만들어졌다.
자, 이제 이 아소보이를 타고 아소지역으로 떠나볼 것이다. 아소 지역에 대한 이야기와 미나미 아소철도 여행기는 다음 편에서 하기로 하고 오늘은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