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나토, 이스미철도 여행을 떠난 것은 도쿄와 관동지방에 봄이 한창인 4월 중순이었다. 3월 말에서 4월 초에 도쿄 전역의 공원이나 강변에 벚꽃이 피기 시작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는데, 나는 그 시기를 조금 넘어선 뒤에 도쿄에 갔다.
전체 여행 일정 중에 하루를 치바현의 고미나토와 이스미철도를 여행하기로 하고 마음먹었는데 사실, 치바현의 레트로 철도라고 하는 고미나토, 이스미, 쵸시 전기철도여행을 꿈꿨던 것은 꽤 오래전부터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일본 철도의 주요 노선 등을 먼저 여행하느라, 일본 철도 여행을 시작한 지, 거의 10여 년이 흐른 뒤에야, 여유가 생겼고, 그나마 쵸시 전기철도 여행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자, 여행기를 시작하기 전에 고미나토 철도와 이스미 철도가 어떤 회사인지, 그리고 그 노선은 어떤 것인지 알아보자.
위의 지도에서 처럼 고미나토철도와 이스미철도는 보소반도를 가로지르는 철도 노선이다.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보소 반도는 어떤 곳인지 잠깐 살펴보면. 보소반도 (房總半島)는 관동지방의 동남부 지역으로, 태평양으로 뻗어나간 반도이다. 치바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 보소반도는 도쿄만의 동쪽과 닿아 있다. 반도의 대부분은 구릉 지대로 해발고도는 400~1300m이다. 반도의 서부가 고도로 도시화된 반면에 다른 해안저지대와 내륙의 하곡은 주로 쌀을 재배한다.
보소 반도의 이름은 예전에 이곳에 있었던 나라에서 유래되었다. 첫 글자는 아와국(安房)에서 따왔고 두 번째 글자는 가즈사국(上総)과 시모사국(下総)에서 따왔다.
보소반도 여행은 대개 봄이 가장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다. 태평양의 영향을 받아 비교적이 봄이 빨리 찾아오는 보소반도는 해안선을 따라가거나, 횡단하는 철도여행을 하기가 딱 알맞은 곳이다. 고미나토, 이스미철도의 여행의 시작은 도쿄에서 치바를 거쳐 고미나토 철도의 출발점인 고이 역五井駅으로 가는 것이었다.
*고미나토 철도
고미나토 철도小湊鐵道는 일본 치바현 이치하라시에 본사를 둔 철도 및 버스 회사로서 1917년에 설립되었다. 고미나토철도는 치바현 이치하라시의 "고이 역(五井駅)"에서, 이스미군 오타키마치의 "카즈사 나카노역上総中野駅까지 39.1km의 노선을 달리는 철도이다. 차량은 기하 200형 기동차라는 디젤엔진과 연료로 주행하는 디젤차를 사용하고 있다. 가장 오래된 것은 1962년부터 계속 사용하고 있어 유채꽃과 벚꽃이 가득한 풍경 속을 달리는 모습은 매우 낭만적이라고 할까..
기차를 타고 시골풍경 속을 여행하는 것을 좋아한다면 하루 느긋하게 여행을 즐기는 것으로는 최고의 노선이다. 노선은 일본의 시골풍경이 그대로 남아 있고, 오래전에 지어진 낡은 목조 역사와 무인역은 조용하게 열차를 맞이한다.
이 노선은 도쿄와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도, 전철화가 된 것도 아니고, 철도의 노선도 한 개뿐인 단선 노선으로 일본의 근대화 이전의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에 TV광고, 드라마 등의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고 있다.
*이스미철도
이스미철도 いすみ鉄道는 일본 치바현 이스미군 오타키에 본사를 둔 제3 섹터 철도사업자로서 1988년 JR동일본의 키하라 선을 넘겨받아 이스미선으로 개업하였다. 이스미선은 이스미 철도의 유일한 노선으로, 치바현 이스미시 오하라역大原駅과 이스미군 오타키마치의 카즈사나카노역上総中野駅을 잇는 전체 노선길이는 26.8km이다.
이런 보통열차로서 한가로운 시골의 풍경을 바라보며 여행하는 경험은 빠르고 쾌적한 신칸센과는 또 다른 것이다. 느리게, 그렇지만 결국은 앞을 향하여 달려가는 우리네 삶과 가장 비슷한 느낌이 준다고 해야 할까.
오래전 봄날에 나가사키현의 시마바라 반도의 해안선을 보통열차로 달려간 그때가 문득 생각났다. 여러 가지로 마음의 상처가 많았던, 그래서 천천히 덜컹거리며 달려가는 보통열차의 차창밖으로 보이는 이름 모를 역들을 되뇌며 마음을 달랬던 그때와는 다르게 이 고미나토, 이스미철도 여행은 쓸쓸하지만 그래도 삶은 괜찮다는 생각을 갖게 한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