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흩날리는 벚꽃과 역
나는 추운 겨울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마치 군인이 달력에 제대 날짜를 써놓고 넘기듯 봄이 오기 며칠 전 이런 식으로 애타게 봄을 기다린 적이 있었다.
그래서 봄이 오는 날짜를 3월 1일로 정하고 날마다 봄이 오려면 며칠이 남았는지를 표기했다.
막상 봄이 오면 무슨 대단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닌데, 따뜻한 봄을 기다리는 것이다.
오늘은 사진 한 장을 꺼내어 계속 보고 있다. 마치 영화 콜래트럴에서 운전수 제이미 폭스가 운전석 상단에 열대지방의 섬 풍경 사진을 보며 고단한 삶을 잊는다고 했듯이..
흩날리는 벚꽃과 간이역, 이 사진 속의 역은 일본 치바현 고미나토철도선의 이타부역이다. 하루에 탑승 인원이 4명밖에 안 되는 이 외진 간이역은 흩날리는 벚꽃으로 유명해서 봄이면 수많은 사진작가들이 촬영을 위해 찾아오는 곳이다.
12월 들어 강한 추위가 몰아쳐서 몹시 힘든데 이 사진들을 보면, 왠지 모르게 따뜻함이 느껴진다. 이 따뜻함으로 봄이 올 때까지 견뎌야 할 것 같다.
*수많은 일본 철도 여행기 중에서 어떤 이야기를 먼저 써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다가 고심끝에 다음 편부터는 이타부역이 있는 치바현의 코미나토선과 이스미선 봄 열차 여행기를 연재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주 1회 월요일에만 발행하는 것을 주 2회로 늘려볼까 생각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