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다롱 오피스텔링_회사생활 추억한다.
해외영업팀에 새로 온 그는, 포지션에 걸맞게 영어가 매우 유창했다.
작은 외국계 기업에서 아시안 오더관리를 했다는 그가 우리 회사 해외영업팀에 과장으로 이직한 것이다.
국내파였지만, 매우 성실하게 공부한 '외국인으로서의 가장 모범적인 좋은 영어'였다.
정확한 문법, 섣부른 조크나 오버스러운 발음이 없는 정확한 문장,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으로서 가장 바람직한 영어.
외국바이어 중 한 사람이 했던 말이 기억한다. 대략 이런 얘기였는데 ;
"For a native like me, English as foreigner like Mr. Kim is truly excellent English. Although it is not a native speaker's pronunciation, there is no problem in communication, and the grammar and sentences are very good, easy to convey meaning."
(원어민이 봤을 때, 외국인으로서의 영어는 미스터 kim 같은 영어가 정말 엑셀런트 한 영어예요. 원어민 같은 발음은 아니지만 의사교환에 전혀 문제가 없고, 문법 및 문장이 매우 정확해서 의사전달이 잘 되는 영어입니다.)
그의 책상은 늘 깨끗해서, 지나갈 때마다 한 번씩 보게 되곤 했다.
함께 바이어 미팅을 하고 온 그의 후배직원은 미팅 때 적은 그의 노트를 옆에서 보고 무척 감탄했다고 했다.
미팅 내용이 너무 정확히 예쁜 글씨로 잘 정리되어 있어서.
시간이 흐르고, 회사와 그간의 허니문 기간이 끝나자, 그의 실적에 관한 소문이 슬슬 시작되었다.
사원도 아닌 그가, 오로지 해외 주문을 잘 정리하고 기록하고, 바이어들과의 이메일, 미팅에서 유창한 영어 스킬을 보여주는 것까지일 뿐, 실제적 영업 성과가 없다는 것이었다. 해외 주문을 하나도 만들지 못하고 있었던 것. 그는 회사의 상품군 중 그 어떤 것도 팔지 못했다.
그에게는 "Tangible" 한 어떤 실적이 하나도 없어요,
그냥 노트 필기 잘하는 직원일 뿐.
사람들의 이야기에 비해서, 정작 그 자신은 크게 힘들어하지 않는 것 같았다.
지원업무를 하는 부하직원들과, 해외주문을 만들어내는 상사들 사이에서, 그도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했을 텐데, 그는 늘 웃는 얼굴로 크게 개의치 않고 근무하는 것 같았다.
한 가지 기억에 남는 일은, 그가 언젠가 탕비실에서 환한 얼굴로 내게 보여준 아내의 사진이었다.
단정하고 깔끔한 얼굴의 아내는 공무원이라고 했다. 세관의 검역업무를 하는.
아이 없이 딩크로 살기로 했다는 그는 아내 이야기를 하며 활짝 웃었고, 나는 그런 그의 모습이 좋았다.
그는 1년을 마저 채우지 못하고, 그는 회사를 떠났다.
반쯤은 자의, 반쯤은 타의였을 것이다. 그의 팀에서 계속 말이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매우 밝은 얼굴로 퇴사했다. 예정에 없던 아이가 생겨 본인이 아내 대신 아기를 케어하기로 했다면서. 얼마 전, 딩크라던 그의 말이 무색할 정도로 즐거운 표정이었다. (웃음)
사람들은 그를 "영업은 못하고, 영어만 잘했던 사람"으로 기억했을까?
하지만 나는 그로 인해, 사람들이 얘기하는 '딩크'는 어쩌면 그냥 하는 말 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와 그 가족의 건강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