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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 혼자 오는 아이들

by 커피마시는브라운 Jan 19. 2025





<출처-pexels><출처-pexels>


 이 곳 세부 막탄 거리에는 많은 어학원이 있다. 이 거리를 지나다니다보면 아이들 무리를 많이 만나게 된다. 아이들은 부모님 없이 필리핀 선생님들이나 한국인 선생님들과 함께 있다. 




 어학원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면서 필리핀에 있는 대부분의 어학원들이 주니어캠프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주니어 캠프는 부모님 없이 아이들만 이곳 필리핀에 와서 영어 캠프에 참여하는 것이다. 개별적으로 신청하는 경우도 있고 기존에 한국에서 다니고 있던 어학원에서 신청자를 받아서 어학원 친구들과 함께 오는 경우도 있다. 




 내가 자주 가는 맘까페에도 방학이 다가오기 전 영어캠프에 대한 질문 글이 많이 올라오는 편이다. '방학 기간 동안 다니고 있는 어학원에서 어학연수를 간다고 하는데 보내도 괜찮을까요?'라는 질문 글이다. 이 글에 아이들만 보내면 관리가 안 되고 위험한 경우도 있어서 추천하지 않는다는 답글이 많았지만, 내가 이곳에 와서 실제로 보았을때 부모님과 함께 이곳에 오는 아이들보다 주니어캠프로 혼자 온 아이들이 더 많이 보였다. 그 아이들은 주로 한국,일본,몽골,중국의 비영어권 아이들이였다. 




 누군가는 이 아이들에게 부모님 없이 혼자 와서 불쌍하다는 표현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곳에서 내가 본 아이들은 생각보다 씩씩했다. 호텔 엘레베이터에서 주니어캠프를 온 한국 아이들과 마주쳐서 한참 이야기를 나누었었다. 몇 학년이냐고 물어보니 우리 큰 아이와 같은 6학년이였다. 씩씩하게 대답하는 것을 보니 우리 아이보다 더 성숙한 느낌이 들었다. 낯선 곳에서 부모님 없이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것들이 더 많아지니 경험의 폭이 넓어질 것 같긴했다. 




 이 아이들의 부모님도 자식들을 낯선 곳으로 불안한 마음을 안고 보낸 것을 잘 알고 있다. 부모님이 일을 쉴 수 없기 때문에 아이들만 보낸 경우도 있으리라. 비용을 생각해서 아이들만 보낸 경우도 있으리라. 다 각자의 사정에 의해서 이곳에 부모님과 오거나 아이들만 온 것이리라. 그러니 그들에 대해 비난을 하는 일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와 우리아이도 마찬가지고 이 곳에 오는 많은 아이들을 보면서 우리는 영어에 있어서 왜 자유롭지 못할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과연 우리에게 영어가 무엇이길래 단순히 영어 학습을 위해서 사랑하는 가족과 떨어져서 지내기도 해야 할까. 서양인들에게는 우리의 이런 모습이 이해가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이곳에 아이들을 보내는 부모님의 마음은 대부분 나와 같은 마음이리라. 내 아이만은 영어에서 자유로웠으면, 영어가 아이들이 앞으로 하고 싶은 일에 걸림돌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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