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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임이 시작되는 밤이다

3월 3일(3) _ Brisbane

by 초록창가 Mar 25. 2025

공항에서 내려서 입국 수속 및 세관심사를 거쳐서 숙소에 도착했다.

사실 세관에서 담배를 250개피 이상 가져올 수 없다고 되어 있었는데, 괜히 걸릴까싶어서 심장이 매우 두근거리기도 했었다. 하지만 나의 포커페이스(?) 덕분에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다. 내가 왜 거기서 괜히 긴장해서 땀을 닦고 있었을까?


공항에서 내려서 시내까지 함께할 사람을 구하였지만, 나의 수줍음(?)으로 인하여 구하지 못하고 결국 40달러를 주고 혼자서 택시를 타고왔다. 택시가 봉고차 크기의 택시와 일반 승용밴 크기의 택시가 있었는데, 큰 차는 47달러를 달라고 하고 있었다. 조금 더 기다리다가 사람을 합승할려고 했으나, 괜히 엉뚱한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가 고개를 갸우뚱 거리길래 한국 사람이 아닌 듯 싶어서 그냥 고개를 돌리고 나도 뻘쭘하게 모든 척 했다.  ㅋㅋㅋ

그리고서 그냥 택시를 타고 혼자서 오는데 나름대로 자신있는 척 해볼려고 택시 기사에게 막 말을 걸었다고 오히려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해서 더 뻘쭘해지고 있었다. 아무튼 무슨 말이 오갔는지도 모르면서 나는 숙소에 도착하고 있었다. 강변을 지나면서 저게 브리즈번강이냐는 말과 함께 서울에도 브리즈번처럼 한강이 흐르고 있다는 말도 건네기는 했는데, 택시기사가 알아들었는지는 모르겠다.


숙소에 도착했다.

“Base Brisbane Palace Central”

Palace는 무슨 Palace. 여행책자나 인터넷 사이트에 나와있는 평점과는 너무도 다른 인상이었다. 처음에 443호를 주었는데, 1인실을 주고 있었다. 오, 나를 특별대우 해주는 건가?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침대 위에는 시트가 나뒹굴고 있었고, 먹다 남은 음료수 병과 쓰레기통 안에는 지난 밤 뜨거운 열애의 흔적을 고스란히 남기고 있는 콘돔과 휴지가 가득차 있었다.

‘아. 그냥 잘까?’

아니다. 비록 내가 너무 기대가 높았을지는 모르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방에서는 잘 수가 없다. 억울하고 화가 났다. 

'아시안이라고 무시하는건가? 호주 첫날부터 이런 대우를 받으며 무시 받아야 하나?'

다시금 내려가서 처음 원했던 4 beds room을 달라고 했는데, 몇분 걸려서 방을 새롭게 내어 주었다. 

(너무 화가 났지만, 화를 내지 못했다. 영어로 화를 표현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더욱 화가 나는데... 그들에게 나는 그 딴 대우를 받고도 말도 못하는 노란 원숭이가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아... 정말 이렇게 말도 못하고 화도 못내는 작은 존재인가...)


짐을 가지고 내려가기전 그 방에 들어갔는데, 헉.. 왠일.. 아가씨 두명이 책을 보고 있는게 아닌가... ㅋㅋㅋ 첫날부터 운이 좋군...

난 좋을 줄 알았다. 하지만 아직 내가 적응이 덜 된걸까? 옷 갈아입기도 불편하고 이놈들 나한테는 관심도 없이 책만 보고 있고. 용기를 내어 말을 걸었다. 스위스, 덴마크 사람인데 시드니에서 만나서 같이 여행을 하고 있단다. 참. 이름을 안물어봤구나. 스무살이라는군. 근데 서양애들은 왜 그렇게 나이들어 보이는지. 그래도 그 와중에 한명은 귀여움이 엿보인다.. 다른 한친구는 사근사근한 매력을 풍기는 사람이다.


어쨌든 이렇게 브리즈번에서의 하룻밤을 난 시작한다. 음.. 내일은 뭐할까? ㅋㅋㅋ

설레임이 시작되는 밤이다.

일찍 자자.. 가져온 소주나 한잔 마시고 자볼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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