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유네스코 역사도시
말라카(Malacca, Melaka)
말라카는 말레이시아 남서부 해안에 위치한 항구 도시로, 15세기 무역 중심지였던 말라카 왕국을 시작으로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의 식민 지배를 거치며 동서양 문화가 어우러진 도시이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덕분에 말라카는 말레이시아 내에서도 독특한 건축양식과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으며, 현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도시로 지정되어 있다. 옛 유럽풍 건물과 말레이, 중국, 인도 문화가 융합된 거리 풍경이 인상적이며, 도심 곳곳에서 역사와 예술, 음식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다.
< 첫째 날 여행 일정>
조호바루-말라카 버스 ➡️ 말라카해상 모스크➡️ 다오래 ➡️ 독립선언기념관➡️파모사요새
얼마 전 다녀온 말라카는 말레이시아의 전주 같은 느낌이 드는 역사도시였다.
물론 쿠알라룸프르나 조호바루보다는 낙후된 느낌이 없지 않으나 이조차도 역사도시기 때문에 금새 납득이 갔다. 말라카는 주요 관광지가 한 데 모여 있어서 더운 날씨에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니지 않아도 되서 좋았다. 우리는 2박 3일 여행을 했지만 사실 집약되어 있는 관광지 덕에 당일치기 여행을 한다는 분들의 말이 이해가 가기도 했다.
Larkin Sentral 터미널에 도착하면 위의 eticket 구입처에서 살 수도 있다. 우리는 미리 예매를 했으므로 발권을 위해 다시 줄을 서야 한다. 위 장소에서 10분 이상 줄을 선 후 실물티켓을 발권받았는데 수수료는 또 따로 지불해야 한다.
드디어 플랫폼에 도착하고 우리가 예약한 차가 보였다. 2시간 반이 소요 예상이지만 말레이시아 버스전용도로가 없어서 주말에는 훨씬 더 많이 걸릴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버스 중 평이 가장 좋은 KKKL Group 버스를 예매했는데 과연 실물을 보니 예매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쾌적하고 편한 버스였다.
우리나라 우등 고속버스랑 비슷한 퀄리티와 좌석간격을 가진 버스였다. 말레이시아만 오면 싱가포르에서 못 먹던 풍선껌을 사는 아들덕에 입이 심심하지 않게 지낼 수 있었다.
말라카 해협 모스크(Malacca Straits Mosque)
2006년에 완공된 이 모스크는 인공섬인 말라카 섬(Pulau Melaka) 해안에 세워져 만조 시에는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아름다운 모습으로 유명하다. 금빛 돔과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 말레이 전통양식과 이슬람식 건축미가 조화를 이루며, 특히 석양이 질 무렵에는 붉은 노을과 바다빛이 어우러져 최고의 사진 명소로 손꼽힌다. 내부는 비무슬림도 관람 가능하나, 복장은 단정해야 하며 입장 시 가운을 대여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 양식의 이슬람 사원 말라카 해상 모스크!!
워낙 일몰 때 예쁜 사진을 봐서 그런지 일몰 없는 실물은 그냥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멋진 모스크였다.
입장할 때 아이를 제외하고는 남녀 모두 위의 드레스 코드여야 한다. 준비가 안되면 5링깃을 주고 대여를 해야 한다. 우리도 생경한 복장을 남기고파 아들에게 한 장을 부탁했는데 멀쩡한 사진을 저것밖에 없다는...
이 와중에 대여한 옷 색깔이 맘에 안 들어 바꿔달라고 하고 싶지만... 그런 분위기의 장소가 아니어서 꾹~ 참았다. 처음으로 히잡을 쓰고 현지옷을 입었는데 기분이 남달랐다.
우리는 사원안도 처음으로 구경할 수가 있었다. 우리 가족이 처음 보는 모스크 내부라 역사적인 날이기도 했다. 싱가포르에도 모스크가 있지만 항상 밖에서만 구경하고 지나쳤는데 우리 가족에게 특별한 체험이 됐던 것 같다.
기도실 내부까지 보고 왔는데 코란과 코란의 인물구조도를 설명해 주시려는 분이 계셔서 들어보았다.
예수님을 코란의 한 인물로 보고 있다는 말부터는 애써 외면하고 밖의 멋진 장소에서 다시 사진 찰칵!
종교에 관해 논란이 될 수 있는 멘트는 사양합니다~~~~
해상모스크의 절경을 느낄 수 있는 포인트! 아니나 다를까 관광객들이 여기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우연히 서로 사진을 찍어주게 된 팀이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싱가포르에서 오신 분들이었다. 즐겁게 사진을 찍어주게 되었고 담소도 나누었다. 이런 게 여행의 묘미인 듯!!!
해상모스크에서 가장 사진을 많이 찍는다는 핫스팟!!
은근히 저 위까지 올라갈 때 높지는 않지만 구두를 신고 온 분들은 올라가기 많이 버거울 수 있다. 올라가는 곳이 길이 만들어져있지 않아 거의 암벽등반 수준으로 올라갔었다.
여러 각도에서 더 찍어보았으나 그동안 사진에서 보던 예쁜 일몰 사진은 건질 수 없었다. 그래도 아이와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어서 좋았다. 비 안 오는 것에 감사하고 우리 가족이 저 사진 포인트까지 바위절벽을 자빠지지 않고 오르는데 감사하며 돌아왔다.
말라카의 한국식 비비큐 레스토랑인 다오래!!!
다오라는 의미인 것 같아 더 정겹고 영어로도 쓰기 쉬워서 네이밍을 잘했다고 생각했다. 이른 저녁이었는데 꽤나 테이블이 차 있었고 정작 한국사람은 찾기가 힘들었다. 현지에서도 한식으로 유명해진 곳인 듯했다.
연예인들 사인이 많이 보이는 걸 보니 유명인들이 꽤나 다녀간 곳인 듯하다.
2-3인용인데 고기양이 어마어마했다. 한국서 먹는 4인분보다 많은 듯하다. 거기다 김치찌개에도 돼지고기가 그득그득!! 기대를 많이 안 하고 간 곳이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맛났고 만족하고 왔다. 여담인데 나중에 가게 된 쿠알라룸푸르 여행에서 지인들과 다오래에 가서 다시 한번 저녁을 먹었다.
오랜만에 만 오천보를 찍고 먹는 삼겹살과 김치찌개를 잔뜩 먹고 두둑하게 배를 채우고는 숙소로 고고하려 했으나..... 옆의 쇼핑몰 가서 펌프를 신나게 하고 돌아갔다는 후문!!!
말라카 독립기념관(Independence Memorial)
세인트폴 언덕 근처에 위치한 이 기념관은 영국 식민지 시절의 유서 깊은 건물을 개조해 1985년에 개관한 박물관이다. 이곳에서는 1957년 말레이시아 독립의 역사적 여정을 사진, 문서, 모형을 통해 생생히 볼 수 있으며, 독립 선언의 의미와 민족 지도자들의 업적을 이해할 수 있다. 말라카의 중심부에 위치해 다른 역사 유적지와 함께 둘러보기 좋고, 교육적 가치가 높아 학생 방문지로도 인기가 많다.
날씨가 다한 날!! 사진 찍기도 너무 예쁜 날이었다.
말레이시아의 독립 이후 근현대사를 전시하고 있는 독립선언기념관에 오게 되었다.
독립의 역사가 자세히 기록되어 있어서 아이 세계사 공부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
싱가포르가 말레이시아에 속했을 때까지의 역사를 주로 기록해서 싱가포르의 박물관에서 보던 식민지 역사와 비슷한 내용이 많았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역사박물관에 오니 뭔가 배운 내용을 다시 복습하는 기분이 들었다.
독립을 위한 말레이시아의 저항의 모습들도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독립군과 같은 말레이시아 독립군들의 활약도 보였다. 식민지 시대를 겪은 아시아의 모습은 나라마다 닮은 점이 많을 듯하다.
포르투갈-네덜란드-영국-일본-영국 순으로 지배를 당했던 말레이시아는 일본의 2차 대전 패망 후 영국에게 다시 지배당했다가 1957년 영연방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하게 되었다.
각 지역 술탄들의 사인을 받고 독립선언을 한 1957년 8월 31일을 재현한 모습!!
아파 모사 요새(A Famosa Fort)
1511년 포르투갈이 말라카를 점령한 뒤 세운 요새로,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유럽식 건축 유적 중 하나이다. 대부분의 성벽은 19세기 영국군에 의해 철거되었지만, 오늘날 ‘포르타 데 산티아고(Porta de Santiago)’라 불리는 성문이 남아 당시의 흔적을 전한다. 성문 위에는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문장과 ‘ANNO 1670’이라는 연도가 새겨져 있으며, 말라카의 식민 역사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유적지로 꼽힌다.
산티아고 요새를 둘러본 후 뒤의 언덕으로 올라간다. 날씨는 좋아 보이지만 엄청 더운 여름날이기에 저 언덕을 올라가면 정말 숨이 턱턱 막힌다.
날씨까지 도와줘서 예전 이탈리아의 포로로마노의 모습이 생각나는 곳이다. 성벽을 따라 여러 개의 문장들이 적힌 문들이 세워져 있다. 포르투갈 군과 네덜란드의 격전 후 네덜란드의 승전보를 알리는 동인도회사 문장들인데 영어가 아니어서 알아보기는 힘들었다. 역시나 역사지는 의미를 알아야 더 재미있는 것 같다.
요새에서 내려다보는 멋진 말라카의 풍경을 감상하고는 언덕을 내려갔다. 아이가 싱가포르에 일 년 이상 살아도 더운 날씨에 아직 적응을 못했나 보다. 선풍기 바람만 계속 쐬면서 내려갈 궁리만...
말라카가 역사적 유적지라고 해서 2박 3일을 예정하고 왔는데 사실 당일치기도 가능한 곳이긴 하다. 그렇지만 역사도시기 때문에 가이드투어를 하면 아이에게도 도움이 많이 되는 여행지이니 이곳저곳을 음미하면서 천천히 여행해 보기를 추천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관광지가 한곳에 집중되어 있어 이동이 편리하고 박물관이나 쇼핑몰 갤러리를 중간중간에 들르면 더위를 피할 수도 있어 이동동선을 잘 짜면 더운 날씨에 지치지 않고 여행이 가능한 곳이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말라카 투어 2편을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