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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고독함에게

Billie Holiday - solitude

by 강인한 Feb 19. 2025

#음악을 들으시며 글을 읽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https://youtu.be/cUuD8BUmvvU?si=AfO5Tc-GfPH2HC5h

출처. 유튜브 Billie Holiday
That never die
절대로 사라지지 않아요

I sit in my chair
나는 의자에 앉아

And filled with despair
절망에 가득 차요

There's no one could be so sad
그곳에선 누구도 나보다 슬플 수 없죠

With gloom everywhere
사방의 우울함과 함께


이 곡은 듀크 엘링턴(Duke Ellington)이 1934년에 작곡한 곡이다. 크게 빌리 홀리데이와 엘라 피츠제럴드의 노래가 언급되곤 하는데, 보컬을 제외한 편곡으로만 놓고 본다면 개인적으로는 빌리 홀리데이의 노래가 조금 더 세련되게 느껴진다. 물론 보컬의 음색도 가사가 가사인만큼 빌리의 손을 들어주고 싶긴 하다. 노래는 고독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고독에 대해 약간은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지 않나 싶어서 조금 의아하게 느껴졌다.


고독(Solitude)  

우리는 이 단어를 흔히 외로움(loneliness)과 비슷한 단어로 오해하곤 한다. 하지만 고독과 외로움은 엄연히 다르다. 외로움은 사람과의 관계의 단절을 통해 홀로 있다는 사실을 슬퍼하며 누군가를 한없이 원한다는 느낌이라면, 고독은 혼자 있되 외로움을 극복한 상태이다. 즉, 홀로 있지만 스스로의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상태인 것이다. 그렇기에 고독한 사람은 무조건적으로 외롭지 않다. 오히려 사람은 고독을 통해 큰 성장을 이루기도 한다.


나 또한 인생에 있어 고독했던 순간들이 있었다.

고독의 시작은 외로움의 순간들이었다.

운명은 내 의지를 고려하지 않고 나를 인생의 범주 밖으로 내보냈었다. 누군가와 행복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그때로 돌아가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오히려 더 큰 외로움의 늪에 빠질 뿐이었다.


우리가 외롭다고 아무나 만나게 된다면 그것은 우리의 가치를 떨어뜨릴 뿐이다. 가벼운 만남을 그 예로 들 수 있겠다. 내가 외롭다고 누군가와 억지로 관계를 형성하면 일단 나는 그 관계에서 을이 되어야만 한다. 상대방의 비위에 맞춰주어야지만 만날 수 있는 관계는 내 존재를 희미하게 만들고 내 에너지와 자존감을 상대방에게 고스란히 넘겨줄 뿐이다. 나는 그런 관계를 원하지 않았다.


어느 순간, 외로움이 아무렇지도 않은 순간이 찾아왔다. 외로움에서 고독으로 넘어가는 순간이었다.

외로움에 익숙해졌을 때는 온전히 나에게 집중을 할 수 있는 시간들이 주어졌다. 자신을 가꾸기 시작했고, 내면을 들여다보며 나를 이해해 나가는 시간은 나를 강하게 만들어주었다. 그제야 인생에 찾아온 고독의 이유를 알게 되었고, 나에게 이런 행운의 순간이 찾아왔음에 감사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고독한 순간은 인생에 있어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우리는 어찌 되었던 사회적 동물이기에 고독하고 싶어도 고독해질 수 없다. 고독한 순간이 찾아온다면 그 시기는 인생에 있어서 당신이 한 단계 더 성장을 하는 순간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러니 인생을 살아가다 당신이 혼자 남는 순간이 온다면, 그 기회를 잡았으면 좋겠다. 단순히 외로움으로 그 시간들을 다른 사람들로 채우지 말았으면 좋겠다. 고독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외로움은 한순간이지만, 홀로 있는 나무는 자라기만 한다면 강하게 자란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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