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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새야, 잘 있거라.

Peggy Lee- bye bye blackbird

by 강인한 Feb 12. 2025

#음악을 들으시며 글을 읽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https://youtu.be/FwcqpJgJu0A?si=Ibgn8FrgkOIT3H-V

유튜브 Peggy Lee
Pack up all my cares and woe
내 모든 근심 걱정과 슬픔을 싸들고

Here I go, singing low
겸허한 마음으로 떠나요.

Bye bye, blackbird
안녕, 안녕 검은 새여

Where somebody waits for me
나를 기다리는 누군가가 있는 곳으로

Sugar's sweet, so is she
그녀는 설탕처럼 달콤한 사람이죠

Bye bye, blackbird
잘 있어요. 검은 새야.


이 곡은 1926년에 작곡되어 같은 해 진 오스틴(Gene Austin)에 의해 불리어진 뒤 많은 재즈 뮤지션들에 의해 다양하게 재해석되어 왔다. 나는 그중 Peggy Lee 가 부른 버전을 가장 좋아한다. 전반적으로 우울한 분위기지만, 그 우울 속에 희망과 설렘을 숨겨둔 느낌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계속 듣다 보면 우울함보다는 편안함이 더 느껴진다.


가사에는 ‘black bird’라는 단어가 상징적으로 계속해서 등장한다. 행운과 기쁨의 상징인 파랑새와 대조되는 검은 새가 정확하게 무엇을 뜻하는지 궁금해 여러 방면으로 찾아보았지만 아쉽게도 명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었다. 대표적으로 젊은 매춘부가 자신의 어두웠던 과거를 청산하고,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담았다는 해석이 유력하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듣는 사람의 이해에 따라 달리 해석되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1920년대는 대공황의 시대였다. 많은 사람들이 실직했으며 직업을 구하기 위해 거리로 나앉았다.

전 3가지 일을 할 줄 알고
3개 국어를 할 수 있으며
3년 동안 나라를 위해 싸웠고
3명의 아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3달 동안이나 일을 하지 못했지만
제가 원하는 건 오직 일자리 하나입니다.

유명한 일화이다. 세계인들의 마음속의 검은 새는 점점 더 커져갔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 곡은 대공황 당시 특히 더 많은 인기를 얻었다고 전해져 내려온다. 당시 사람들은, 이 곡을 들으면서 어떤 비애(悲哀)와 희망을 그려나갔을까.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된다.


오늘날에도 검은 새는 여전히 존재하는 듯 보인다.

지금은 대공황의 시대도 아니며, 세계 전쟁의 시대도 아니다. 다만 취업을 위해 하루하루 싸워나가는 젊은이들이 있으며, 난방비를 낼 돈이 없어 떨고 있는 누군가가 있으며, 직장 상사에게 치여가면서도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 하루하루 버티는 사람들이 있다.  그 다양성과 어둠의 깊이는 헤아릴 수 없다.


그렇기에 할 수만 있다면 사람들 마음속에 들어가,

검은 새에게 대신해서 작별을 고해주고 싶다.

사람들의 마음이 조금은 편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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