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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면 알게 되는 것

Chet Baker- Time After Time

by 강인한 Feb 26. 2025

#음악을 들으시며 글을 읽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https://youtu.be/rmOpQz8UZwY?si=fTb1dgHGlEhavTIY

유튜브 Chet Baker
So lucky to be
엄청난 행운이에요

The one you run to see
나를 만나러 달려오는 게 당신이라서요

In the evening when the day is through
날이 저물고 찾아오는 밤마다 말이에요
 
I only know what I know
내가 알고 있던걸 알 뿐인걸요

The passing years will show
지나간 시간이 보여주겠지요

You've kept my love so young, so new
당신이 내 사랑을 젊고 새롭게 지켜줄 거라는 걸

이 곡은 줄 스타인과 새미 칸이 작곡, 작사한 곡으로 1954년 쳇 베이커의 앨범 ‘Chet Baker Sings’에 수록되어 있다. 이 곡은 영화 ‘It Happened in Brooklyn’에서 프랭크 시나트라가 먼저 불렀지만, 나는 쳇 베이커의 버전을 더욱 선호한다. 시나트라의 노래가 ‘열렬한 사랑‘을 표현했다면, 쳇 베이커의 버전은 그의 특유의 공허하고 건조한 음색으로 인해 사랑 외에도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나오는 많은 것들을 떠올리게 만든다.


삶을 살아가다 보면, 예상치 못하는 일들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그 일은 당장 나에게 있어 좋은 일일수도, 나쁜 일일수도 있다. 우리의 마음도 거기에 따라 갈대처럼 쉽게 흔들리곤 한다. 그러나 시간은 좋은 일을 나쁜 일로, 나쁜 일을 좋은 일로 바꾸기도 한다. 즉, 시간이 지나야지만 일어난 일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처럼, 우리의 한정된 시야로는 세상의 모든 일이 어떻게 이어질지 알기 어렵다.


‘좋은 일이 결과적으로 나쁜 일이 될 수도 있다’고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라는 뜻은 아니다. 물론 당장 좋은 일이 일어난다 해도 겸손을 유지하면서 그 일이 끝까지 좋은 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인생을 살아가는 데 현명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정말로 일어난 좋은 일이 나중 가서는 나쁜 일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의 나의 마음의 태도이다. 정확히는 마음의 균형을 유지하는 자세이다. 좋은 일이 일어난다 해도 그것에 취하지 않고, 나쁜 일이 일어난다 해도 굴복하고 좌절해서는 안된다.


어느 날 신이 내게 다가와 ‘좋은 일과 나쁜 일 중 당장 무엇을 받겠는가?’라고 묻는다면, 솔직히 버틸 수 있을 정도의 나쁜 일을 달라고 말하고 싶다. 좋은 일은 물론 당장은 기쁘고 성취감이 느껴지겠지만 돌이켜보면 항상 나를 강하게 만들어주었던 것은 힘든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것을 극복해 나갈 때, 좋은 일은 배가 되고 지나온 길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게 된다. 그렇다면 세상의 모든 일은 내가 잘 되기 위해서 일어나는 필연적인 일이 되게 된다.


좋은 일만 계속된다면, 인생이 질리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나는 인생은 어느 정도 기복이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다행히도 시간은 인생이란 연극에 있어 이러한 기복을 절묘하게, 정교하게 설정해 준다. 맛있는 음식만 먹다 보면 결국 마주하게 되는 건 끝없는 공허함 뿐이다. 좋은 일이 더는 좋은 일이 아니게 되는 것이다. 이 곡을 부른 챗 베이커도 심각한 마약 중독자였다. 그에게 있어 투약은 당장 행복감을 주는 요소로 작용을 했을지 몰라도, 계속된 쾌락으로 인해 그의 말년은 결국 싸구려 호텔에서의 투신자살이었다.


어떤 일이 당신에게 일어나더라도, 그 일을 당장 받아들이기보다, 당신은 그 일을 통해서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할지 고민을 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물론 미래는 불확실하기에 지금 당장 일어난 일이 전부인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끊임없이 생각하고 저항해야만 한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 판단하고 노력해야만 할 것이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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