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여성의 먹고사니즘 고민-지식노동or육체노동?

액티브 중년여성 성장기-경제자립 넘어서기 

P여사는 육체노동을 다시 시작했다. 집에서 익숙한 청소, 요리,빨래가 포함되는 가사서비스일이다. '올해는 어떤 일을 할까?' 고민하다 행동으로 옮겼다. 고민한 이유는 이미 복지관 조리보조로 하루 3시간 빡센 일을 해봤기 때문이다. 2년 육체노동을 해보니 몸으로 하는 일의 한계가 보였다. 부가가치가 만들어 지지 않았다. 그냥 육체노동으로만 살아가기에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지식노동은 부가가치를 만든다. 다른 말로 하면 한 방을 터트리면 예상하지 못한 돈을 벌 수 있다. 하지만 이 길은 멀고도 멀다. 희망고문이 될 수 있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처럼 오지 않는 것을 갈망만 하다 인생 종칠 수 있다. P여사는[오늘, 남편이 퇴직했습니다]책을 출간하고 서울과 지방에서 북콘서트, 한국일보, 동아일보, 시사인, MBC, SBS와 유투브의 여러 채널에 나왔다. 책 출간 후 인생의 봄날이었다. 하지만 미디어의 관심은 불나방과 같다. 한 때의 신기루다. 

후속작으로 다른 책을 쓰고 싶지만 집중하지 못했다. 2번째 책이 나오면 잘 팔려야 하는데 어떤 내용을 써야 팔릴 지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았다. 첫 책은 절실했고 용감했기에 세상에 나왔다. 독자들의 반응이 좋았다. 퇴직책이지만 재미있고 문학적이라고 좋게 평가했다. 두번째 책은 중년여성의 고민에 대해 쓰고 싶지만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나만의 대체불가능한 일을 찾지 못했다. 

스스로 브랜드가 되는 프리랜서, 1인 지식기업< OK지식나눔연구소> 를 세우고 '지식농부'브랜드를 만들었지만 미친듯이 몰입하지 않았다. 전자책쓰기, 유튜브, 인스타, 릴스, 틱톡을 잘하는 강의를 수없이 듣고 실천했지만 고만고만한 에너지로는 정기적인 수입이 안된다. 게다가 조금 지치기도 했다. 챗지, AI활용법 등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지식 도구가 나오는 세상에 매일 공부해도 따라갈까 말까다. P여사는 평생공부를 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그 대열에서 조금 벗어나고 싶었다. 

60세 중년여성이 지식노동으로 돈을 버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머리를 쓰는 지식노동으로 2년간 돈을 벌었던 것은 노력+행운이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있나 싶을 정도로 본인이 가진 지식과 경험으로 일을 할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이런 기회가 자주 오지 않는다. 그러기에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보험(일자리) 하나는 있어야 한다. 그래서 올해 육체노동을 하기로 선택했다. 

OK지식나눔연구소 - 카톡 대문프로필- 박경옥 작가 

P여사가 하는 가사서비스는 일년 이내의 산모에게 도움을 주는 일이다. 화장실 청소, 집안 청소, 빨래하기, 반찬하기 등 가정이 원할하게 돌아가기 위한 기본 중의 기본을 도와주는 일이다. P여사는 가사서비스 일을 선택한 후 이 일이 육체노동으로만 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실감한다. 철저히 준비할수록 인정받고 효율적으로 일잘하는 프로가 될 수 있다. 

가사서비스 시작하기 전 전문가의 교육을 받았지만 부족했다. 유투브 영상을 보며 청소도구를 주문하고 현장에서 적용해 보았다. 막연하게 알던 것보다 훨씬 효과가 좋다. 아직은 처음이라 집집마다 샤워부스 물트는 것부터 잠그는 버튼까지 익혀야 할 일이 많다. 

이 일은 육체노동이지만 전문적으로 하면 인정 받는다. 고객이 지인에게 추천하고 단골 고객을 만들수 있다. 

P여사는 지식노동으로 강의를 했던 경험이 있다. 이번 가사서비스일은 책쓰기와 강의소재로 좋다. 왜냐하면 한땀한땀 발로 뛰고 머리를 써서 이론화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예전 전업주부의 일에서 P여사는 가사서비스 일을 프로 가사서비스관리사로 변화하고 있다. 

퇴직남편은 아내가 퇴근전 집밥을 차린다- 박경옥작가 

이번 가사서비스일은 2년 동안 조리보조로 일했던 마음자세와 다르다. 그때는 시간을 더 하고 싶어도 정부보조금으로 운영해 받는 금액에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는 일하는 사람이 적극적으로 시간을 선택하고 더 벌 수 있다. P여사는 가사서비스 육체노동을 하면서 다른 가능성까지 본다. 부가가치를 염두에 두고 일한다. 지식노동과 가사서비스를 연결해 좋은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이란 생각에 화장실 청소로 오리걸음을 하면서도 신난다. 

#가사노동 #육체노동 #지식노동 #브랜드 #중년여성